또래 여성을 살해해 시신을 훼손·유기한 정유정(23)을 경찰에 신고한 택시 기사가 그날의 충격으로 현재 외부 연락도 피하고 생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정씨를 신고한 택시 기사 A씨의 동료 기사는 “도와주려고 가방을 들어줬는데 물 같은 게 새어 나와 손이 젖었다더라”라며 손에 묻은 게 혈흔이었고 경찰에 신고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전했다. A씨는 지난달 27일 오전 0시50분쯤 경남 양산의 낙동강변까지 정유정을 태워줬다. 애초에 그는 ‘어린 여자 혼자 여행하나 보다’ 생각했다고 한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불안을 호소하며 주변과 연락을 피하고 있다. 동료 기사 B씨는 “지금 일 안하겠다고 하더라. 잠시 피신해 있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정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5시40분쯤 부산 금정구에 있는 20대 피해 여성 C씨의 집에 찾아가 흉기로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온라인 과외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자녀의 과외 교사를 구한다’며 피해자에 접근한 정씨는 사건 당일 중고로 산 교복을 입고 학생인 척 C씨의 집을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C씨를 살해한 정씨는 집으로 돌아가 여행용 가방(캐리어)을 챙기고 마트에서 락스와 비닐봉지 등을 구입해 C씨의 집에서 시신을 훼손하고 일부를 캐리어에 담아 택시를 타고 낙동강변 풀숲에 유기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의 신고로 정씨의 범행이 세상에 드러났다.
한편 정유정의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 수치가 정상인 범주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씨의 범행 동기가 명확하지 않다고 보고 보강 수사 차원에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정씨가 정상인 범주에 들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종합적인 판단을 내린 뒤 이르면 7일 검찰에 그 결과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정씨의 구속 기한이 끝나는 오는 11일까지 수사를 진행하고 필요하면 구속 기한을 한 차례 더 연장할 계획이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