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4일(현지시간) 기준 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올해 하반기 금리를 추가 인상하는 매파적 입장을 강하게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7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점치면서도 올해 추가 인상 폭이 0.25%p(포인트) 수준을 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기준금리를 5.00~5.25%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약 15개월간 10차례 금리 인상에 나섰던 연준이 휴식기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다만 연준은 물가 안정을 위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목표 금리를 일정하게 유지함으로써 추가 정보 및 이 정보의 정책 함의에 대해 위원회가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기 위해 강력하게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높은 상태이다. 거의 모든 (FOMC) 위원들이 올해 중 추가 금리 인상이 적절할 것 같다는 견해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내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위원은 없다. 연내 금리 인하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매파적 입장을 강조했다.
실제 이날 발표된 점도표를 보면 연준은 올 연말 최종금리 예상치를 5.6%(5.5~5.75%)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3월 제시한 5.4% 수준에서 한 층 올라간 금리 수준으로, 예상치까지 두 차례 더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장의 관심사는 연준이 하반기 실제 두 차례 금리인상에 나설 것인가에 쏠려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대체로 한 차례 인상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권기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FOMC는 어느 정도 시장 예상에 부합한 모습”이라며 “연준이 제시한 연내 2회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며 5.25%가 최종 금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FOMC 회의에서 점도표 예상치를 상향했지만 실질금리가 현재 플러스 국면이고, 물가상승률이이 향후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봤다. 권 연권원은 “핵심 개인소비지출(CORE PCE) 전망치의 상향 조정과는 다르게 PCE 전망치는 하향 조정한 점을 물가상승률의 둔화 추세에 연준이 동의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 동결 기조가 연말까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근원 물가의 상방 리스크로 인해 매파적인 톤을 유지하려 하지만, 추가 인상에 대한 확신이 약화되고 있어 하반기에도 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일단 건너뛰겠다는(Skip) 연준의 선택은 결국 일시정지(Pause)로, 그리고 일시정지가 장기화되며 금리 인상 중단(Stop)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