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주 선방하는데…‘경영 공백’ KT 각종 악재에 주가 내리막길

통신주 선방하는데…‘경영 공백’ KT 각종 악재에 주가 내리막길

SK텔레콤 ‘호실적’, LG유플러스 ‘이익 소폭 감소’인데…KT 홀로 급락
경영진 공백 장기화…배당금 감소 우려
증권가 ‘KT, 단기 비중 축소’ 의견 대두

기사승인 2023-06-16 06:00:20
KT 광화문 사옥. 연합뉴스

올해 코스피 상승분에 비해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는 통신주 가운데 유독 KT의 하락세가 눈에 띈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와 달리 홀로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KT는 실적 악화와 경영진 부재 장기화에 따른 배당정책 불확실성이 악재로 남아있다. 증권가에선 KT 주가가 한 단계 낮아질 전망을 내놓으면서 단기 비중 축소 의견을 지속하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KT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65% 오른 3만750원을 기록해 보합세로 장을 마감했다. 올해 들어서는 9% 하락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7% 증가한 것에 비하면 시장 흐름과 정반대의 주가 동향을 선보였다.

이는 같은 통신주로 분류되는 경쟁사들과도 대비된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주가는 연초 대비 2%, 1% 오른 보합세를 보였다. 다만 시장 평균에 미치지 못한 점은 KT와 동일하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흐름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KT가 경쟁사들과 달리 주가 내리막길을 걷는 이유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해서다. KT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6조4437억원, 영업이익의 경우 4861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 살펴보면, 매출액은 2.6%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2.4% 줄어들었다.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어닝 쇼크’의 실적이다. 

실적 부진의 원인은 이동전화매출액 성장률 둔화와 물가상승으로 인한 인건비 포함 제반 경비 증가가 원인이다. 더불어 영업이익 감소 이유를 살펴보면, 지난해 마포솔루션 센터 등 부동산 매각으로 발생한 일회성 요인(746억원)에 따른 기저효과와 경기 침체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일회성 요인인 부동산 매각 수익을 제외하고 계산해도 영업이익 감소 폭은 11.9%에 달한다.

반면 SK텔레콤은 호실적을 선보였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4조37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고, 같은 기준 영업이익이 4948억원으로 14.4% 증가했다. 이는 신사업과 유무선통신 등 주요 사업의 성장이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조5413억원, 영업이익이 2602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0.4% 소폭 감소했다. 영업이익 감소 요인은 정보유출과 디도스 장애로 인한 소비자 피해 보상과 정보 보호 강화를 위한 일회성 비용 발생에 기인한다. 이들 양 사와 비교할 시 KT의 수익성은 눈에 띄게 떨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KT는 부진한 실적 외에도 주가 상승 동력에 제동이 걸리는 문제점이 존재한다. 여전히 CEO가 부재한 점이 크다. KT는 오는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신규 사외이사 선임과 정관 개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후 신임 사외이사로 구성되는 이사회가 신규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주당배당금(DPS) 감소 우려를 제기한다. 통상 통신주는 전통적인 고배당주로 여겨진다. 그러나 KT는 경영진 부재 장기화에 따른 배당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진 데다 올해 배당을 높일 이유도 부족하다는 게 금융투자업계 측 설명이다. 특히 하나증권은 KT의 단기 비중 축소 의견을 지속한다고 언급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새롭게 취임할 경영진 입장에서 볼 때 본인들의 실적과 무관한 올해 배당을 정책적으로 높게 책정할 이유가 없다”며 “기대 배당 수익률이 7% 선인 2만5000원대까지 하락할 것을 염두에 둔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KT가 부동산 매각 차익 발생으로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성장해 차익을 배당과 연결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이에 증권가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한다. 더불어 올해 연결이익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본사 이동전화매출액과 제반 경비, 자회사 실적을 감안할 때 일회성 손익을 고려해도 올해 KT 연결 영업이익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말 빅배스(대규모 손실처리)가 없으면 그나마 다행이고, 과거에도 부동산 매각차익을 배당에 연결해 준 사례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연구원은 KT 주의 단기 매도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 연구원은 “(KT는) 탑라인 성장이 둔화되는 가운데 기타 영업비용이 급증세”라며 “대다수 투자자들이 KT 올해 이익 감소를 현실로 받아들일 때, 주가는 바닥을 구축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어 “6~8월 진바닥을 형상할 것으로 예상되는바 단기 매도에 나설 필요가 있겠다”라고 부연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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