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최근 한국으로의 요소 수출 통관을 돌연 보류한 가운데, 중국 비료업계의 주요 기업들이 내년도 수출 총량을 자율적으로 제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국화학비료업계 온라인 플랫폼에 업계 분석가 푸야난은 지난 1일 올린 글에서 “11월 24일 회의에서 중눙그룹과 중화그룹 등 주요 요소 비축·무역기업 15곳이 2024년 수출 총량 94만4000톤을 초과하지 않는다는 데 동의했고, 2024년 요소 수출 자율 (제한) 협의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중국 해관총서(한국의 관세청에 해당) 통계를 보면 올해 1∼10월 중국의 요소 수출량은 339만톤이었다. 한국은 올해 10월 기준 산업용 요소의 91.8%를 중국에서 수입한다.
푸야난은 “이들 15개 회사는 항구에서 수출 검사증을 발급받을 수 있고, 다른 요소 생산기업은 공장에서 검사증을 받아야 한다”며 “각 업체의 수출량은 보증된 2023∼2024년 비축량을 기준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수출을 전면 제한한다는 소문이 또 나왔는데, 2024년 1분기까지 수출을 불허한다는 것”이라면서 “알아본 바에 따르면 현재 일부 항구에선 (수출) 증빙서류를 갖고도 수출을 할 수 없고, 화물이 항구에 쌓여있으며, 항구 화물이 회수되는 현상도 있다고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글이 사실이라면 중국의 요소 수출길은 내년도 1분기까지 막히는 데다 내년 1년간 수출 물량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중국 해관총서는 지난달 30일 돌연 중국 현지 기업이 한국의 한 대기업에 수출하려는 산업용 요소 수출을 보류했다.
한국 외교당국은 중국 당국이 국내 요소 수급을 우선 해결해야 하는 상황 때문에 통관 보류에 나선 것으로 본다.
관영 신화통신 계열의 경제매체 신화재경에 따르면 실제로 중국 거시경제 주무 부처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지난달 17일 중국질소비료협회가 연 ‘가스 질소비료 기업 천연가스 수급 매칭 회의’에서 식량 안보와 내년 봄철 경작을 위한 비료 비축이 중요한 의의를 갖고 있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비료기업들은 “정치를 중시하고 대국(大局·큰 구도)을 고려해 비료시장의 공급 보장과 가격 안정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할 것”이라면서 생산 확대와 국내 시장 가격 인하와 함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기 위한 자발적인 수출 중단’ 등을 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고 신화재경은 전했다.
신화재경은 다른 기사에서는 지난달 28일 선물시장 전문지 기화일보의 보도를 그대로 인용해 “국내 요소 수출은 정책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11월부터 검사·검역 시간이 60일로 연장됐고, 내년 수출 또한 할당제도가 시행될 것”이라고 했다.
신화재경은 “2024년 봄철 요소의 (중국 국내) 공급을 보장해야 하기 때문에 수출이 다시 풀리기는 매우 어렵고, 국제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해 국내 (업체들의) 수출 이윤도 호전되지 않았다”며 “국내 무역상도 수출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달 초 중국화학비료망에는 중국의 설날인 춘제(春節) 전까지 요소 공급량이 확실히 줄어들 것이라면서 12월 들어 요소 수출이 잠정 중단됐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