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정전에 시민 불안 가중…한전 “경영난과 관계 없어”

대규모 정전에 시민 불안 가중…한전 “경영난과 관계 없어”

기사승인 2023-12-08 11:00:02
6일 울산광역시 일대가 정전되며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아 차들이 서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크고 작은 정전이 잇따라 발생하며 한국전력이 경영난으로 인해 전력 관리에 난항을 겪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전은 “경영난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최근 울산공장 등에서 정전이 크게 발생한 것과 관련해 전날 사과문을 발표하고 정확한 원인 파악 및 대책 마련에 나섰다. 최근 한 달 간 정전이 몇 번이나 발생해 시민들 사이에서 ‘전력 관리가 점차 소홀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 한전에서도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7일 사과문을 통해 “작업 중 개폐장치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사내외 전문가가 참여하는 긴급 고장조사반을 가동해 향후 철저한 원인규명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6일 오후 3시37분 울산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은 이후 1시간45분만에 전력 공급이 재개됐다. 이에 따라 약 15만5000세대가 불편을 겪었고 상가와 병원, 일부 공장 등이 정전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에 접수된 피해 건수는 약 100건이다. 한전은 해당 사고 원인이 울산 남구 일원에 전력을 공급하는 옥동변전소의 개폐기 절연 장치 이상 때문으로 추정하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 밖에도 지난 1일엔 서울지하철 6호선 석계역부터 봉화산역까지 총 4개 역에서 동시에 전기가 나가 승강기와 개찰구 등이 작동하지 않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던 박모(21·여)씨는 “지하철에서 내렸는데 역사 내 불이 전부 꺼져 있었고, 개찰구에 문제가 생겨 교통카드가 찍히지 않았다”며 “최근 들어 정전이 잦아진 기분이다”고 우려했다.

지난달 14일에는 경기도 수원, 용인, 화성, 평택 등 수도권 남부 지역에서 ‘전압 강하(전기회로 내의 저항이나 그 밖의 회로 구성 요소에 전류가 흐를 때 양단에 생기는 전압 차)’로 인한 정전 사고가 발생해 용인 에버랜드의 놀이기구 중 롤러코스터(T익스프레스)가 갑자기 멈춰서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잦은 정전 사고 발생이 한전의 경영 위기와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 A씨는 “현재 노후 아파트 등에서 일시적으로 발생하는 정전 등도 대부분 노후된 변압기 문제”라며 “노후 변전소나 변압기 등 오래된 설비를 꾸준히 관리해 주지 않으면 앞으로 비슷한 사고가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로써는 한전이 경영난으로 인해 노후 변전소 관리 및 송배전망 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전은 경영난 때문에 관리에 소홀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전 관계자는 “경영난 때문에 이런 (정전)사고가 일어난 것은 아니다”라며 “현재도 설비 투자는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비슷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설비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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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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