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철 노로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커지지만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없는 상태다. 전 세계 여러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백신 개발 경쟁에 뛰어든 가운데,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이 백신 후보 물질을 개발해내며 주목을 받고 있다.
18일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 벤처기업 인테라가 대장균(E.coli) 유래 바이러스유사입자(VLP) 3가(GII.4·GII.17·GII.3) 백신 후보 물질을 개발했다. 이 후보 물질은 국내 임상시험 승인(IND) 신청을 통해 임상시험 1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노로바이러스는 급성 위장관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주로 겨울철인 11월부터 검출되기 시작해 이듬해 4월까지 발생한다. 설사, 구토, 복통, 발열 등의 증상을 나타내며 소량의 바이러스 입자만으로도 감염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감염력이 매우 강하다.
특히 면역력이 취약한 소아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한 해에만 약 7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1999년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집단 식중독이 처음 보고된 이후, 단체 급식시설을 중심으로 높은 발생률을 보이고 있다. 2018년 평창 올림픽 기간 중에도 노로바이러스 집단 발병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감염력이 높은 만큼 백신 필요성도 크지만 노로바이러스는 세포 배양이 불가능한 탓에 전통 바이러스 기반 백신인 약독화 생백신, 불화화 사백신 형태의 백신 개발이 어렵다. 이 때문에 최근 바이러스 벡터 백신,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등의 형태로 개발되고 있는 추세다. 또 노로바이러스는 현재까지 48개의 유전형이 알려져 있으나, 새로운 변이주가 계속 출현하며 유행하고 있어 가능한 한 많은 유전형을 추가한 다가 백신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러 가지 발현 시스템에서 제조 가능한 ‘VLP 백신’이 주목받는 이유다.
국내에선 인테라가 노로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인테라에 따르면, 자사의 노로바이러스 예방 VLP형 다가 백신은 단백질 항원을 정제하고 세포 밖에서 조립하기 때문에 최종 VLP의 순도가 높아 백신 효능은 크고 부작용이 낮은 특성을 갖고 있다.
최덕영 인테라 대표이사는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다양한 유전형과 변이주가 발생하는 점, 개발된 백신의 방어 효능을 평가할 수 있는 동물 실험 모델이 제한적인 점 등 다양한 장애 요인들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며 “이를 극복해 국내 백신 기업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인류의 안전하고 건강한 삶을 만들 수 있도록 개발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