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私薦)’ 논란 중심에 선 김경율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사퇴론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해 상충 논란 끝에 국민연금공단 자문위원을 뒤늦게 사임한 사례도 재조명되고 있다.
윤-한 갈등이 봉합 수순에 접어들었지만, 여권 내에서는 김경율 비대위원이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특히 김 비대위원이 서울 마포을 출마 의사를 이미 밝혔기 때문에 비대위원직을 유지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다.
한 여권 고위 관계자는 “(김 비대위원은) 마포을 출마 선언을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하지 않은 상태에서 했다. 관련 합의도 한동훈 비대위원장과의 전화 통화에서 이뤄진 것으로 안다”라며 “입으로는 ‘공정’을 떠들지만 정작 본인에 대해서는 관대한 이율배반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의 마포을 출마가 당의 ‘시스템 공천’을 농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비대위원은 공천을 결정하는 자리지만 전략공천 대상자가 앉아 있을 곳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불공정 공천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김 비대위원이 출마는 하되, 비대위원직에서 물러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 비대위원의 이해상충 논란도 재소환됐다. 지난해 12월28일 국민의힘 비대위원으로 발탁된 이후에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자문위원직을 내려놓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정치적 중립성 등 이해충돌 논란이 일자, 김 비대위원은 구두로 사의를 밝힌 바 있다.
자문위는 국민연금이 지난해 12월에 출범시킨 조직으로, 투자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금운용본부의 수탁자 책임 활동을 점검·평가하기 업무를 한다. 자문위는 산하에 지배구조 개선분과와 주주행사분과, 스튜어드십코드분과 3개 분과 중 김 비대위원은 주주행사분과 위원장을 맡을 예정이었다. 자문위 존속 기한은 2년이다.
정치권에서는 갖은 논란의 단초를 제공한 김 비대위원이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동훈 위원장이 김 비대위원의 서울 마포을 도전에 힘을 실으며 불공정 공천설이 불거진 만큼, 비대위원직 사퇴나 불출마 선언 등 어떤 방식으로든 거취 표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24일 “김경율 비대위원이 마포에 정청래 의원을 잡으러 가겠다고 지금 선언하지 않았느냐”며 “어느 시점에서는 사퇴하는 것이 관례”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에 필요한 존재고, 그 이미지가 또 필요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하고 난 뒤에는 출마를 위한 사퇴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도 같은 날 최근 당정 간 갈등 원인을 “한 위원장과 그 측근 세력의 과도한 대선 행보” 때문이라고 짚었다.
특히 신 변호사는 김경율 비대위원의 김건희 여사 언급에 대해서도 “측근 인사의 명품백 사건에 대한 대단히 치욕적인 언급을 우리가 우선 해결을 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이것은 아주 더럽고 치열하고 잔인한 정치공작 그 이상의 것도, 그 이하의 것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것이 얼마나 더러운 정치공작인가 하는 점이 국민에게 알려지고 나서 그에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식으로 나왔어야 했다”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중도확장력이 미약하니까 이것을 만회하기 위한 심산으로 무리한 발언을 한 것이 아닌가 이렇게 보는 것”이라고 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