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충남지사가 공무원들에게 새로운 정책에 대한 ‘고민’을 주문하며 답답함을 토로하는 것으로 한 주를 시작했다.
김 지사는 앞서 지난주 화재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서천특화시장 상인들에게 위로를 전하며 조속한 일상 회복을 위해 각종 지원 대책을 서둘러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지사는 29일 도청 중회의실에서 연 제48차 실국원장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도에서는 지난 주 상가 당 500만 원씩 긴급 지원했고, 재해 특례보증자금 200억 원을 상가 당 최대 1억 원 씩 무이자로 융자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 성금 모금 계좌(농협 474-01-003445 충남공동모금회)도 운영 중이라며 “많은 국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해 줄 것”도 주문했다.
특히 이번 화재 때 피해를 면한 서천특화시장 농산물 판매동에 대해서는 “조속히 영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오늘부터라도 전기·가스 등에 대한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하며, “구체적인 지원 계획과 신축 건물을 어떻게 지을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30일 기자회견을 통해 상세히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 달 7일에는 민선8기 ‘1호 과제’인 베이밸리 메가시티 사업에 대한 비전 선포식을 천안시청에서 개최한다.
김 지사는 “우리 도가 그리는 베이밸리 메가시티의 청사진을 천안·아산·서산·당진 등 4개 시군과 함께 도민들께 알릴 것”이라면서 총선 이후 경기도지사와 공동 비전 선포식을 가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충남의 100년 미래 먹거리 준비를 위해 모든 실국이 다 같이 참여하고, 중앙정부와 기업,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전국적인 홍보에도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저출산 극복을 위한 대책 마련 및 추진에도 도정 역량을 집중한다.
김 지사는 “행정부지사를 단장으로 한 저출산 티에프(TF)를 가동, 지난 25일 청년 공무원들과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고 소개하며 “그동안 산만하게 추진되던 저출산 정책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 혼인·출산·이민·입양 제도 개선 등 국가가 해야 할 정책은 국가에 건의하고, 도가 할 부분은 바로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
지난 26일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의 충남 방문과 관련해서는 “공공기관 이전 계획에 대한 신속한 발표와 드래프트제 적용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요구했고, 관철시킬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해 나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끝으로 정부의 2기 지티엑스-씨(GTX-C) 추진 계획을 꺼내들며 “온양온천역·신창역까지 연장이 필요하며, 본선은 지방비 부담이 15%인데 비해 연장 사업비 전액을 지자체가 부담하는 것은 문제”라며 정부와 노선 연장과 지자체 지분 비율 등을 적극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각 실국원 주요업무계획보고에서는 단연 ‘정책에 대한 고민이 없다’로 요약된다.
특히 내년 11조원의 정부예산확보를 위한 신사업발굴에 대해 “가만히 앉아서 신사업 발굴이 제대로 되겠느냐”면서 “누차 얘기하지만 타 시·도의 예산확보 사례를 참고해 우리와 접목해서 더 늘릴 방법을 고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테니스장조성과 관련해 “사업비 근거가 무엇인가”라고 따진 후 “행사 후 경기장 활용에 고민해 본 적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는 어떻게 하는지, 성공사례는 뭔지 찾아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서 “제발 막연하게 하지 말고 고민 좀 하라”고 한숨을 토했다.
김 지사는 충남 농수산물 수출확대 역시 해외수출 사례를 충남에 국한할 것이 아니라 전국 시도 전체를 보고 벤치마킹을 해서라도 ‘충남만의 모델’을 구축하라고 강조했다.
저출산 극복에 대한 보고에서는 “아이들 돌봄이 적어도 밤 9시까지는 해야 도움이 된다”며 “맞벌이 여성이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벽을 허물고, 기간제교사처럼 새로운 파트타임제로 노인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싹 바꾸라”고 지시했다.
김 지사는 또 일자리 지원 사업도 효율성을 담보한 정책들로 정비하라며 적극 홍보를 주문했다.
전통주 품평회 수상작에 대한 지원과 관련해서도 “양조장이 크다고 해서 그 술이 맛있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가업을 승계했을 때 어떤 메리트를 줄지에 대해 고민하라”고도 말했다.
농업기술에 대해서는 따가운 질책이 쏟아졌다.
김 지사는 “농기원으로부터 현재 스마트팜 조성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전혀 보고를 받지 못했다”면서 “일선 시군에서 어떤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제대로 점검 한번 해봤느냐”고 따져물었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앞으로 각종 사업추진 때 중앙투자심사를 근거로 늦어진다면 근평에서 반드시 페널티를 주겠다”며 “도지사가 책임진다는데 왜 시간을 끄느냐”고 일침을 놓았다.
그러면서 내포신도시 종합병원인 명지병원이 연내가 아닌 연초에 조속히 착공할 수 있도록 하라고 밝혔다.
감사위원회에 대해서는 실적을 위한 감사가 아닌 예방을 위한 감사를 요청했다.
이밖에도 정부에 도내 대통령 SOC 공약 사업 건설계획 반영 요구와 도청사 앞 등 난립한 현수막 정비 방안, 구획어업 낚시어선 관련 해법 모색 등을 강조했다.
김 지사는 “관행대로 가면 새로운 정책이 나올 수 없다. 고민 속에서 대안이 나온다”며 “도청 전체가 나아갈 수 있도록 전체 숲을 보며 이끌어 달라”고 당부하는 것으로 이날 업무보고를 마무리했다.
내포=홍석원 기자 001h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