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 이사진 일본인으로 교체…“네이버 위탁 순차적 종료”

라인야후, 이사진 일본인으로 교체…“네이버 위탁 순차적 종료”

기사승인 2024-05-08 17:20:19
야후 재팬과 라인의 통합 전 로고. AP연합뉴스

일본 총무성으로부터 ‘한국 네이버와 자본 관계를 재검토하라’는 행정지도를 받은 라인야후의 이데자와 다케시(出澤剛) CEO는 8일 “네이버 위탁 관계를 단계적으로 종료하고 기술적인 협력 관계에서 독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라인에서 개인정보 약 51만건이 유출된 후 네이버에 맡긴 IT 인프라 위탁 업무를 분리하라는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 내용을 수용한 데 따른 조치다. 라인야후 CEO가 직접 자사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데자와 CEO는 일본 도쿄에서 열린 라인야후 실적 발표 자리에서 개인정보 유출 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네이버에 지분 매각을 공식 요구한 사실도 밝혔다. 이데자와 CEO는 지분 매각과 관련해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협상을 진행 중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어 구체적 언급은 삼가겠다”면서도 “대주주인 위탁처(네이버)에 자본의 변경을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총무성 행정지도는 위탁처(네이버)와 자본적 지배 관계에 있는 것에 대한 재검토를 의미한다”며 “대주주인 네이버에 (데이터 관리를) 위탁하는데 강하게 관리를 요구할 수 있겠냐는 과제를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종합적으로 판단해 자본의 변경을 요청하고 있으며,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협의 중이라고 알고 있다"고 전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의 지주회사인 A홀딩스의 지분을 50%씩 보유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에 따라 최근 두 회사는 지분 변경을 논의 중이다. 

라인야후는 이번 사태로 기존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됐던 이사회를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 체제로 변경했다. 라인야후 이사회의 유일한 한국인 사내이사인 신중호 라인야후 최고상품책임자(CPO)는 물러나게 됐다. 앞으로 라인야후의 이사회는 전원 일본인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다음달 주주총회에서 신 CPO가 이사에서 물러나는 것과 관련해 이데자와 CEO는 “시큐리티 거버넌스의 개선과 강화를 위해 이사회에서 사내 이사를 두명 줄이는 대신, 사외 이사를 한명 늘려 보다 독립적인 경영 체제를 갖춘다”고 밝혔다. 

이날 소프트뱅크 측 인사인 오케타니 타쿠 사내이사 겸 최고전략책임자도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소프트뱅크 측 인사인 카와베 켄타로 대표이사 회장, 이데자와 다케시 CEO는 사내이사직을 유지하게 됐다.

이에 네이버 입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3일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라인 사태에 대해 “이례적인 행정지도”라고 평가한 바 있다. 다만 “이걸 따를지 말지 결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중장기적인 사업 전략에 기반해 결정할 문제로 정리했다”며 “내부적으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입장은 정리되는대로 다시 명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총무성은 지난 3월 라인 앱 이용자 정보 유출과 관련해 라인야후가 시스템 업무를 위탁한 주주인 네이버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며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 체제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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