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커머스’(바로배송)가 배송 시장의 경쟁력으로 떠오르면서 경쟁도 점차 가열되는 분위기다. 최근 컬리가 사업에 뛰어든데 이어 GS리테일도 배달의 민족에 입점하면서 퀵커머스 각축전이 다시 치열해질 전망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배민과 손잡고 이달부터 편의점 GS25와 슈퍼마켓 GS더프레시의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자사 앱인 ‘우리동네GS’와 배달 앱 ‘요기요’에서 운영하던 퀵커머스 네트워크를 배달 앱 1위인 '배달의민족'까지 확장한 것이다.
퀵커머스란 빠르다는 뜻의 영단어 ‘퀵(Quick)’과 상거래 ‘커머스(Commerce)’의 합성어다. 고객이 상품을 주문하면 1~2시간 이내의 신속배송이 가능한 서비스를 뜻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물류 거점 역할을 수행하는 1만8000여개의 매장과 월간 이용자 수(MAU)가 3000만이 넘는 배달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업계 퀵커머스 서비스를 선도하는 유통 플랫폼으로 자리잡게 됐다”고 설명했다.
‘배민장보기·쇼핑’에서 주문 가능한 상품은 도시락·김밥·주먹밥 등 간편식과 차별화 상품 등 5000여 종에 달한다. GS더프레시는 신선식품과 생활용품 등 약 1만여종의 상품을 운영한다. 고객은 원하는 장소로 배송 상품을 즉시 주문하거나 매장을 직접 방문해 가져가는 ‘픽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픽업(포장)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주류 상품도 구매가 가능하다. 주문 가능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다.
GS리테일은 GS25 2000여점과 GS더프레시 전 점을 대상으로 1차 오픈한 후 올 연말까지 GS25를 6000여점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퀵커머스 서비스 망을 빠르게 구축해 퀵커머스 매출 비중을 2배 이상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GS리테일은 GS25와 GS더프레시가 배민과 상호 시너지를 내며 한층 더 차별화된 퀵커머스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진혁 GS리테일 퀵커머스실장은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 퀵커머스 역량을 기반으로 O4O 시너지를 극대화하며 고객 만족 실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편의점과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합류로 배달 커머스 영역을 더 넓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달 배민 장보기·쇼핑에 들어온 이마트에브리데이의 경우 2주 만에 44만명의 순방문자 수(UV)을 기록했다.
GS25와 GS더프레시 합류로 배민 앱에서 이용 가능한 주요 편의점과 SSM 매장 수는 총 1만2700여개에 달한다. 기존 배민 배달커머스 브랜드는 B마트를 비롯해 CU, 세븐일레븐, 이마트에브리데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등이 있다.
컬리도 최근 ‘컬리나우’를 시작하며 퀵커머스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컬리나우는 신선식품·생활필수품·화장품·디저트 등을 오전 9시부터 밤 10시 사이 주문하면 1시간 이내로 배송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배달 지역은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북가좌동 △마포구 망원동 △성산동 △연남동 △은평구 증산동 등이다. 컬리는 연말까지 서울 내 유망 지역을 중심으로 서비스 권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현재 배송 가능한 총 5000여개 상품 가짓수도 지속적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퀵커머스 시장은 유통업계 새로운 격전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시장 성장세도 가파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퀵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1년 1조2000억원에서 내년엔 5조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퀵커머스 시장의 선두 주자는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B마트다. 지난해 B마트 등 커머스 사업 부문이 속한 상품 매출은 6880억원으로 전년(5122억원) 대비 34% 늘었다. 특히 B마트 고객 평균 주문 금액은 사업 초기 대비 3배 증가했다.
요기요는 GS더프레시 매장 상품을 배달하는 ‘요마트’를 운영 중이다. 전국의 GS더프레시를 소규모 물류 거점 센터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전국 471개 매장을 통해 요마트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전국 250여개 점포를 가진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도 즉시배송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2021년 2월 시작한 즉시배송 서비스의 3개년 연평균 성장률(CAGR)은 84%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와 고물가 현상으로 늘어난 ‘집밥족’을 잡기 위한 온·오프라인 유통 기업들의 속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퀵커머스 시장에 참전하는 기업들도 갈수록 늘어나는 만큼, 살아남기 위해선 각 기업만의 강점을 살려 차별화할 수 있는 역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