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로 피해를 본 중소판매 셀러들을 돕기 위해 유통업계가 다양한 상생 방안을 내놓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최근 티메프 사태로 정산 지연 피해를 본 중소판매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판매지원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11번가는 지난 29일 서울 중구 SK텔레콤 T타워에서 셀러 100여명과 간담회를 열고 신규 판매지원 프로그램과 11번가의 정산 시스템 등을 소개했다. 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셀러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도 가졌다.
추석을 앞두고 판로 확대가 필요한 셀러들을 위해 다음달 초 추석 특별 기획전도 실시한다. 기획전에 참여하는 판매자에게는 100만원 상당의 광고포인트를 즉시 지급한다. 기존 지원 프로그램에 따라 신규 입점 판매자는 60만 광고포인트를 추가 지급하고, 독자적인 제품과 브랜드로 ‘오리지널 셀러’로 선정된 판매자에게는 50만 광고포인트를 준다. 고객 주목도가 높은 곳에 제품을 노출할 수 있도록 해 매출 증대를 도울 예정이다.
셀러들이 11번가 시스템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전담 MD(상품기획자) 제도’도 운영한다. 전담 MD를 통해 셀러별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제안하고, 다양한 행사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 또 11번가의 라이브방송 서비스인 ‘라이브11′ 제작도 지원한다. 라이브방송 PD와 쇼호스트, MD 등이 참여해 각 셀러를 위한 방송을 기획해 판매 기회를 넓힐 예정이다.
정산지연 피해 셀러 모임인 신정권 ‘검은우산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11번가가 먼저 피해 셀러들의 목소리를 듣고 지원 프로그램을 제안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많은 셀러들이 힘든 처지에 있지만 11번가와 함께 판매 활성화를 통해 윈윈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1번가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의견을 경청하고, 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온은 다가오는 추석을 맞아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위한 온라인 판촉에 나섰다. 중소 셀러에게 매출 창출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테마로 온라인 행사장을 운영한다. 우선 다음달 28일까지 '온라인 동행축제'에 참여한다. 동행축제는 중소기업유통센터가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을 목적으로 진행하는 대규모 행사다. 롯데온은 선정된 약 7000여곳의 중소 판매자를 위해 ‘살맛나는 행복쇼핑 동행축제 2024’ 행사를 연다.
각 지자체와 함께 마련된 온라인 행사도 있다. 경상북도경제진흥원과 전통시장을 돕는 ‘경북낭만시장 페스타’도 진행한다. 강원특별자치도경제진흥원과 손잡고 ‘추석맞이 원주시 우수 농수산품 할인전’과 ‘한가위 쇼핑 양양’을 운영하는 한편, 경북농식품유통교육진흥원과 협업해 ‘추석맞이 문경시 감사 기획전’도 운영한다. 지역별 우수한 특산품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 다음달 2일부터 11일까지 ‘온마음 한가위’ 행사도 진행한다.
롯데온 관계자는 “중소 셀러를 위한 판촉 쿠폰에서부터 노출 지원 배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을 고민했다”며 “셀러와 고객 모두가 풍요로운 명절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협력사의 원활한 자금 운용을 돕기 위한 정산 시스템도 구축한다. CJ온스타일은 9월 판매분부터 협력사 대금 지급일을 기존 평균 12일에서 7일로 단축하고, 현금 선지급율(결제 후 최소 5일~최대 15일 이내 지급)도 80% 이상으로 높인다. 정산조건에서 기존 필수사항이던 일정 매출초과 조건도 없앴다. 판매처 대금 정산에 대한 협력사의 불안감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소비자원이 주관하는 소비자중심경영(CCM) 인증 도입 협력사의 경우 매출 조건 없이 90%까지 조기 정산을 받게 된다. CCM 인증은 기업이 경영 활동을 소비자 중심으로 구성하고 지속 개선하는지 3년마다 평가 및 인증하는 국가공인제도다.
한편 티메프 정산 지연 사태로 피해를 본 판매자와 소비자들은 30일 검찰에 구영배 큐텐 대표에 대한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검은우산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 사태는 사기업의 경영 실패가 아닌 수많은 피해자의 생존과 직결된 중대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집회 이후 구 대표를 구속 수사해 달라는 피해자 2318명의 탄원서도 제출했다.
비대위는 “구 대표는 자율구조조정지원(ARS) 프로그램을 명목으로 시간을 끌고 있다”며 “미정산 금액이 1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구 대표가 회사 내 증거를 인멸하거나 조작할 우려를 낳고 있다”고 탄원서 제출 배경을 밝혔다.
비대위 측은 정확한 피해 규모 파악과 정부 당국의 실질적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비대위는 “피해 규모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피해 유형을 명확히 밝혀 그에 맞는 대책과 특별법 제정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