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비자금 의혹’ 5·18기념재단도 나섰다…檢에 쌓이는 고발장

‘노태우 비자금 의혹’ 5·18기념재단도 나섰다…檢에 쌓이는 고발장

기사승인 2024-10-14 14:47:47
5·18 기념재단 원순석 이사장(왼쪽)과 차종수 부장이 14일 서울 대검찰청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씨와 아들 노재헌·딸 노소영 씨 등을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5·18기념재단이 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의 비자금 은닉 의혹 관련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재단은 1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노재헌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을 범죄수익은닉 규제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재단은 “노 관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 소송에서 김 여사가 작성한 904억원의 비자금 내역에 관한 메모를 법원에 제출해 그동안 부정축재 은닉재산의 실체를 스스로 인정했다”며 “은닉재산을 상속받고도 재산의 존재를 은폐하고 상속세도 포탈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올바른 역사 정의와 사회 정의를 정립하기 위해 재단이 비자금을 환수하는 데 일종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재단은 노 전 대통령 일가가 은닉한 비자금이 1266억원대라고 추정했다. 김 여사가 작성한 904억원의 메모를 포함해 앞서 국정감사 과정에서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의혹 자료를 더한 금액이다. 정 의원에 따르면 김 여사는 지난 2000년부터 2001년까지 2010억원에 이르는 비자금을 차명 보관하다가 보험금으로 납입해 자금을 세탁했다. 불법 비자금 152억원을 아들 노씨의 공익법인에 기부해 증여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4월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SK 최태원 회장과의 이혼 소송 항소심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 여사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메모에 ‘선경 300억’이라는 내용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선경은 SK의 옛 이름이다. 노 관장 측은 재판 당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선경에 유입돼 증권사 인수와 SK 주식 매입 등에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SK 성장에 노 관장의 기여분이 있다는 취지에서다. 반면 최 회장 측은 해당 내용을 부인했다. 오히려 SK에서 노 전 대통령 측의 압박으로 건넨 돈이라고 해명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해당 비자금이 SK그룹의 종잣돈이 됐다고 판단, 노 관장 측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이후 검찰에는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관련 철저한 재수사가 필요하다는 고발장이 쏟아졌다. 지난달 제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희규 대한민국헌정회 미래전략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서울중앙지검에 노 전 대통령의 300억 비자금 논란 관련 고발장을 제출했다. 노 관장과 김 여사 등 노 전 대통령 일가 9명의 비자금 은닉 및 조세 포탈 혐의를 수사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7일에도 군사정권범죄수익 국고환수추진위원회(환수위)가 서울중앙지검에 노 관장과 김 여사 등에 대해 ‘범죄수익은닉죄’와 ‘조세범처벌법위반죄’ 등의 죄를 저질렀다며 고발장을 제출했다. 

고발장이 접수된 서울중앙지검에서 비자금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이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
이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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