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으로 인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가결 사태로 내년 상반기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이번 사태로 우원식 국회의장이 국민으로부터 이 대표보다 정치적 측면에서 높은 신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갤럽이 지난 10일~12일 무선 100%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정계 요직 인물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 의장에 대해 '신뢰한다'는 응답이 56%로 집계됐다. 반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6%로 긍정 응답보다 두 배 이상 낮다.
현재 차기 대권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대표에 대한 신뢰도는 41%로 우 의장보다 10% 이상 낮게 나타났다. 불신은 51%로 조사됐다.
이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국무총리) 신뢰 21%·불신 68%,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신뢰 15%·불신 77% 순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정치인 중 우 의장만이 신뢰도가 불신보다 높게 나타났다.
우 의장이 국민들로부터 높은 신뢰를 얻은 것은 약 2주간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발(發) 비상계엄 사태와 야권발(發) 탄핵소추안 가결 사태로 온 나라가 혼란에 빠진 가운데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안을 순조롭게 이끌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 의장은 1차 탄핵안이 국민의힘 불참으로 인한 ‘투표불성립’으로 자동 폐기 된 이후 2차 계엄사태를 대비해 국회 내에서 사실상 24시간 상주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국민의힘을 설득하며 표결 참여를 독려했고, 결국 2차 탄핵안은 재적의원 300명 중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우 의장은 산회를 선포하며 “비상계엄이 선포된 순간부터 이 순간까지 국민이 보여준 민주주의에 대한 간절함, 용기와 헌신이 이 결정을 이끌었다”면서 “국회와 의장은 이 사실을 깊이 새기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우 의장에 대한 호평을 내놨다.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한 라디오 방송을 통해 "우 의장이 혼란한 상황을 잘 수습을 했고, 국민의 의사를 잘 반영했던 부분이 평가됐다고 본다"며 "지금 여야 대립이 심한 가운데 국회의장 본연의 역할을 잘한 것으로 국민께서 평가했다는 점은 앞으로도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인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우 의장이 예상치 못한 정치권의 지각 변동으로 대선주자로 급부상할 여지가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 의장이 이번 비상계엄 사태를 종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측면에서 국민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긴 것 같다"며 "윤 대통령 파면 여부에 대한 헌재의 결정이 언제 나올 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1심 징역1년·집행유예2년) 최종심이 언제 나올 지 모르기 때문에 우 의장이 차기 대권주자로 주목될 가치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