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계엄·탄핵으로 침체된 관광업계 살리기에 나선다.
지난 18일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울 명동 일대를 방문해 현장 의견을 듣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 자리는 최근 정치 상황으로 인해 방한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업계의 애로사항을 현장에서 직접 청취하고, 지원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광협회와 여행사, 호텔 등 관광업계 관계자를 만나 계엄 사태 이후의 방한 관광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는 한국관광협회중앙회를 포함한 여러 협회 및 업계 관계자가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국내외 여행수요를 진작하기 위한 민관 협력 대응체계 구축과 전략적 홍보 방안을 논의하고, 방한 관광시장의 성장을 위한 정부 차원의 업계 지원 대책도 살펴본다는 설명이다.
현재 관광업계는 계엄령 이후 취소된 예약 건과 줄어든 관광객 발길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소상공인·자영업자 505명을 대상으로 긴급 실태조사를 한 결과 계엄·탄핵 사태 등의 영향으로 이달 들어 직·간접적인 피해를 봤다고 응답한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전체의 46.9%로 집계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505명 중 외식업자는 248명, 숙박업자는 257명이다. 주요 피해 사례로는 송년회 등 연말 단체 회식이 취소되거나 여행객이 투숙 예약을 취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부산에서 외식업장을 운영 중인 한 자영업자는 “포장마차라 퇴근 이후 2차로 술을 마시는 손님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아예 없다”며 “상황이 언제쯤 나아질지에 대한 기대감조차 없다”고 토로했다.
전북 무주의 한 숙박업체는 “계엄 사태 이후로 예약 문의가 아예 없는데다 취소된 예약 건만 40건이 넘고 취소율이 20%에 달한다”고 응답했다.
명동에서 자영업을 하는 A씨는 이날 “외국인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며 “사람이 없어서 마감시간보다 30분~1시간씩 일찍 문을 닫는 날도 많다”고 전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생각보다 탄핵 정국이 빠르게 해소되어 다행이지만, 하루하루가 소중한 관광업계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움츠러든 건 사실”이라며 “연말 특수는 기대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인바운드 관광도 마찬가지고, 치솟은 환율에 해외로 나서려는 국내 관광객도 감소한 추세다. 소비심리가 더 축소된 건 확실하다”며 “정부가 업계 애로사항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대응하는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유인촌 장관은 “현재 관광시장은 여러 변수로 인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정부와 관광업계가 함께 한발 앞서 대응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