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이 청구한 체포적부심 청구를 기각하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수사 절차에 정당성을 얻게 됐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 구속 수사를 위해 오늘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17일 윤 대통령은 전날 2차 조사에 끝내 불응했지만, 공수처는 윤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추가로 청구하는 등의 방식으로 강제 구인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조사에서 진술 거부로 일관하고 있는 데다 추가 조사에도 응하지 않고 있는 만큼 청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공수처는 이날 체포영장과 마찬가지로 서울서부지법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이 세 차례 출석 요청에 불응한 점,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점 등을 이유로 구속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이 구속되면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을 포함해 다섯 번째 사례이며, 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 있는 일이다.
공수처가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윤 대통령이 직접 심사에 나올지는 불투명하다. 윤 대통령의 대리인단은 관할권이 있는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심사가 진행되면 윤 대통령이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불출석하면 서울구치소에서 구속심사 결과를 기다리게 된다.
법조계에선 서부지법이 두 차례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만큼 구속영장이 청구되면 발부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이 구속심사에 출석할 경우 서울구치소에서 심사가 열리는 법원으로 이동했다가 다시 구치소로 돌아와 결과를 기다리게 된다.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윤 대통령은 곧바로 한남동 관저로 귀가하고, 발부되면 즉시 서울구치소 입소 절차를 밟는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공수처는 체포영장을 집행한 날로부터 10일간 윤 대통령을 구속 상태에서 조사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이 구속돼도 “내란죄 수사 권한이 없는 공수처 수사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며 계속 진술을 거부하거나 출석 요청에 불응할 가능성이 크다. 이후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10일간 추가 조사를 거쳐 기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공수처법상 윤 대통령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으로 송부된다. 이 때문에 만약 서부지법이 영장을 발부했더라도 검찰은 서울중앙지법에 윤 대통령을 기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