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원로들, 이재명에 개헌 압박…“제왕적 대통령제 넘어서야 ”

국가원로들, 이재명에 개헌 압박…“제왕적 대통령제 넘어서야 ”

원로들, 개헌 대담회에서 한목소리 
정대철 “이재명만 설득하면 돼”

기사승인 2025-03-04 18:40:25
4일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열린 국가미래전략원 정치개혁 대담회 '국가원로들, 개헌을 말하다'에 김황식 전 총리, 김진표 전 국회의장,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 회장, 유홍림 서울대 총장, 정세균 전 총리, 박병석 전 국회의장, 정운찬 전 총리,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낙연, 김부겸 전 총리 등이 참석했다. 이승은 기자

국가원로들이 4일 한자리에 모여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현 정치 체제의 한계를 지적하며,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개헌 논의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특히 원로들은 현재의 정치 구조가 승자독식 체제로 인해 극단적 양극화를 초래하고 있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권력 분산과 선거제도 개편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국가원로들은 이날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열린 국가미래전략원 정치개혁 대담회 ‘국가원로들, 개헌을 말하다’에 참석했다. 이날 대담회에는 정세균·박병석·김진표 전 국회의장, 정운찬·김황식·이낙연·김부겸 전 국무총리,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 회장,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원로들은 대통령 직무 정지와 차기 대선을 앞둔 현 상황이 개헌의 적기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개헌 논의가 본격화되지 않으면 국가적 혼란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세균 전 의장은 개헌 논의의 본질이 정치의 복원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헌법 개정이 필요한 이유는 단순한 법률적 문제가 아니라, 정치가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헌법이 아무리 잘 만들어져도 운영하는 정치가 후진적이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박병석 전 의장은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모범국으로 평가받았으나, 최근 정치의 사법화로 인해 조롱거리가 됐다”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에, 제1야당 대표는 사법부에 정치적 운명을 맡기고 있다”며 “정치가 광장에서 사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수준까지 갔다”고 지적했다. 

박 전 의장은 “제왕적 대통령제와 소선거구제가 적대적 양당제를 초래하며 협치를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며 책임총리제 도입과 선거제도 개편을 통해 정치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표 전 의장은 “여대야소일 경우 제왕적 대통령제가, 여소야대일 경우 식물 대통령제가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며 “정보화 시대의 알고리즘이 확증 편향을 강화하면서 팬덤 정치가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당 운영 방식의 개혁을 강조하며, 원내 정당화를 위한 정당법 개정과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운찬 전 총리는 “제왕적 양당제는 18세기 미국에서는 적절했지만, 오늘날에는 대립과 타협 없는 마찰을 초래하며 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내각책임제 도입을 주장했다. 김황식 전 총리도 의원내각제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정치적 경험과 경륜 없이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낙연 전 총리는 “1987년 체제가 40년을 맞이하며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며 “현명한 지도자가 나타나지 않는 한, 대통령의 폭주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아 분권형 대통령제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현재의 정치 구조가 앞으로 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일본이 ‘잃어버린 30년’을 겪은 것처럼, 우리도 정치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경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그는 “개헌이 성취되지 않으면 지금의 정치·경제 시스템으로 장기적인 성과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대철 전 회장은 “민주당 출신 원로들까지 개헌에 동의하는데, 이재명 대표만 유일하게 반대하고 있다”며 “이 대표만 설득되면 여야 합의로 60일 안에 개헌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전 총리도 “민주당의 일부 인사가 개헌에 소극적이지만, 국민 분열을 완화하고 집권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개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이승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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