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수제맥주협회는 고품질 소규모 맥주에 K크래프트비어(K-Craft Beer) 인증 마크를 부착하는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10일 밝혔다. 소규모 맥주 업계가 저품질 맥주와 선을 긋고 재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협회는 이날부터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대한민국 맥주산업 박람회(KIBEX) 2025에 한국수제맥주협회 부스를 중심으로 적용하고 이후 제품 등으로 범위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주세법 개정을 계기로 국내 수제맥주 업계는 코로나19 이후 유흥시장이 위축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대기업과 일부 중형 맥주회사 등이 ‘수제맥주’라는 이름으로 편의점 캔맥주 시장에 진출했지만 차별화된 맥주 품질보다는 브랜드만 바꾸는 전략으로, 이른바 ‘콜라보 맥주’를 줄줄이 출시해 소비자들에게 피로감을 안겨줬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전체 수제맥주가 시장의 외면을 받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설명이다. 소비자들이 ‘수제맥주는 맛 없는 맥주’로 인식하며 전체 소규모 맥주 업계가 설 자리를 완전히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이인기 한국수제맥주협회장은 “대한민국 수제맥주가 죽었다고들 하는데, 그 대상은 수제맥주가 아닌 ‘편의점 맥주’”라며 “수제맥주라는 단어가 소비자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판단해 K크래프트비어 인증 마크로 고품질 프리미엄 제품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수제맥주는 양적·질적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수제맥주협회 관계자는 “K크래프트비어들은 월드비어챔피언십, 유러피언비어스타 등 국제맥주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또 일본, 중국 등지로 수출 실적을 쌓아가는 중이다”라며 “쌀·과일·채소 등 로컬 재료를 사용해 창의적인 맥주를 만드는 양조장과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성장해 나가는 양조장들도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적으로도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맥주 제조 면허는 지난 2014년 61개에서 지난해 195개, 10년 만에 3배 이상 늘어났다.
이 협회장은 “업계 전반에 걸쳐 폭넓은 논의를 통해 K크래프트비어의 기준을 만들 것”이라며 “기준은 ‘소규모’ ‘자본으로부터의 독립’ ‘품질’ 등이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협회는 최근에는 글로벌 효모 및 발효 솔루션 기업인 퍼멘티스(Fermentis)와 특별회원 파트너십을 체결해 한국 수제맥주 산업의 기술력 향상과 품질 고도화를 위한 교육, 기술지원, 공동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협력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