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골절 이후가 더 무섭다…‘골다공증’ 악순환 막으려면 즉시 치료해야

첫 골절 이후가 더 무섭다…‘골다공증’ 악순환 막으려면 즉시 치료해야

기사승인 2025-06-23 06:00:07 업데이트 2025-06-23 08:55:15
최근 고령층을 중심으로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 사례가 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 공원을 산책하던 최경석(가명·64세) 씨는 벤치에 앉으려다 중심을 잃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손으로 땅을 짚는 순간, 뼈가 부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는 병원에서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 진단을 받았다. 담당 의사는 즉시 골다공증 치료를 시작하지 않으면 또 다른 골절이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고령층을 중심으로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 사례가 늘고 있다. 골다공증은 뼈의 강도가 약해져 골절 위험이 커지는 질환이지만 통증이나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병이 진행된 후에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골다공증을 겪는 와중엔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폐경 이후 여성에서 이런 사례가 자주 나타난다.

박재우 강릉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건강한 사람이라면 단순 타박상에 그칠 충격이 골다공증 환자에선 뼈를 부러뜨릴 정도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50~60대에는 손목 골절이 흔한데, 이는 척추나 고관절 골절로 이어지는 전조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령층의 척추 및 고관절 골절은 회복이 어렵고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키기 때문에 첫 골절이 발생했을 때 골다공증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골다공증학회에 따르면 골절을 한 차례 이상 경험한 여성의 41%는 2년 안에 재골절이 일어난다. 재골절은 척추에서 발생 빈도가 가장 높으며 손목, 고관절, 상완 등의 부위에서도 잇따른다. 이미 골절이 발생한 경우 골밀도 수치와 관계없이 뼈가 매우 약해졌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이 그룹에는 최근 1~2년 내 골절을 경험했거나 골밀도 측정 결과 T-점수가 -3.0 미만인 사람, 또 이전에 골절을 경험했고 현재 T-점수가 -2.5 이하인 사람 등이 포함된다. 골다공증 치료 중 골절이 생긴 사람 역시 이에 해당한다.

초고위험군에게는 일반적 약물치료보다 ‘골형성 촉진제’를 1차 치료제로 사용하는 것이 권고된다. 최근에는 뼈를 만드는 기능과 뼈 흡수를 억제하는 기능을 동시에 가진 이중 작용 약물이 주목받고 있다. 로모소주맙의 경우 월 1회 총 12회 투여하는 피하주사제로, 대규모 임상연구에서 골절 위험을 효과적으로 줄이고 뼈 생성 속도를 빠르게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폐경 여성 대상 임상시험에선 척추 골절 위험을 대조군 대비 73% 낮춘 것으로 보고됐다.

미국골대사학회는 최근 골다공증 치료 시작 후 3년 내 목표 T-점수에 도달할 가능성이 50% 이상인 약제를 1차 치료제로 선택할 것을 권했다. T-점수가 -3.0 또는 -3.5인 여성 환자에게 1년간 로모소주맙을 투여한 뒤 데노수맙으로 전환해 총 3년간 치료했을 때 골밀도 목표치(-2.5 이상)에 도달할 확률이 각각 93%, 67%로 높게 나타났다.

박 교수는 “골절이 이미 발생했다는 것은 다시 부러질 수 있다는 신호다. 이때 골형성 촉진제를 통해 재골절을 예방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로모소주맙은 골절을 경험한 환자들이 골밀도를 회복하고 재골절을 예방하는 효과적 선택지”라고 설명했다. 또 “초기 치료에 골형성 촉진제를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이후 6개월마다 1회 투여하는 데노수맙 같은 장기지속형 골흡수 억제제로 전환하는 ‘순차 치료’ 전략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더불어 칼슘, 단백질, 비타민D 섭취와 함께 규칙적 운동, 금연, 절주, 영양 관리, 낙상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개선 등도 골절 예방을 위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박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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