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서울대병원 건선클리닉 찾은 환자자료 분석
[쿠키 건강]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흔한 건선의 형태는 ‘판상 건선’이며, 건선이 처음 발병하는 연령대는 20대가 가장 높은 특징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윤재일 교수(사진)가 1982년 국내 처음으로 건선클리닉을 개설한 이래 지난 30년간 건선클리닉을 운영하며 진료한 5084명의 분석 결과와 그 동안 발표된 자료들을 종합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고 지난 21일 밝혔다.
이번 분석 결과는 ‘한국인의 건선’ 이란 제목으로 대한피부과학회지에 종설로 발표됐다. 서울대병원 측은 단일기관에서 지난 30년 동안 다방면의 건선 연구결과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발표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종설로서 한국인의 건선으로 학술지에 게재하는 것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건선’은 전신에 작은 좁쌀 같은 붉은 발진이 생기면서 그 부위에 하얀 비듬 같은 피부각질이 겹겹이 쌓여 나타나는 만성 피부병이다. 백인의 경우 인구의 2~3%에서 발병하는 매우 흔한 질환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이보다는 적지만 피부과에서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이다.
◇건선 최초 발생 연령 20대가 가장 높아
윤재일 교수의 분석 결과 1982년부터 2012년까지 30년간 5084명의 환자 중 남성은 2776명(54.6%), 여성은 2308명(45.4%)으로 여성보다 남성 환자가 더 많았다.
또 건선이 처음 발생한 연령을 보면 20대(31.3%)가 가장 높으며 이어 10대(25.9%), 30대(16.6%), 40대(10.6%), 10세 미만(6.3%), 50대(5.7%), 60대(2.8%) 순이었으며 70대 이상도 0.8%였다.
건선은 건선이 발생한 나이에 따라 30세 이전에 생기는 조기초발건선과 30세 이후에 생기는 만기초발건선으로 구분된다. 이번 연구에서는 전체 환자 중 조기초발건선이 63.5%, 만기초발건선이 36.5%로 나타났으며, 조기초발건선이 만기초발건선에 비해 중증도가 심하며 가족력 빈도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몸의 피부에서 건선이 나타난 침범범위를 기준으로 5% 미만을 경증, 5~30%를 중등증, 30% 이상을 중증으로 했을 때 조기초발건선에서는 경증은 25.3%, 중등증은 63.5%, 중증은 11.2%를 차지했다. 반면 만기초발건선에서는 경증은 41.5%, 중등증은 44%, 중증은 14.5%였다,.
이는 조기초발건선에서 심한건선으로 분류하는 중등증과 중증의 비율이 74.7%로 만기초발건선의 58.5% 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 조기초발건선의 상태가 더 심하다는 것으로 확인됐다. 분석된 환자 전체의 증증도는 경증이 40%, 중등증은 44.9%, 중증은 15.1%였다.
또 조기초발건선 환자군에서는 가족력이 30.4%이나 만기초발건선 환자군에서는 16.1%로서 가족력이 반으로 떨어졌다. 전체 건선 환자 중 가족력이 있는 환자는 25.8%로서 백인과 비슷했다.
이번 분석에서 건선 형태를 파악한 결과 건선의 가장 흔한 형태는 판상 건선인데 한국인에서는 84.6%가 판상건선이었다. 이어 물방울형이 10.3%, 전신 농포건선이 1%를 차지했다. 판상 건선은 발생부위가 돋아 올라오고, 충혈되고, 붉으면서 하얀 인설로 덮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형적으로 팔꿈치나, 무릎, 두피, 허리 등에 발생한다.
윤재일 교수는 “현재까지 건선의 특징을 소개하는 자료들은 주로 서양 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 지난 30년 동안 건선 진료 자료들을 집대성해 국내 실정에 맞는 한국인의 건선 특징을 발표한 것으로, 이 자료가 한국인의 건선의 특징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