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전 대표 같은 일부 운동권 정치인들이 겉으로는 깨끗한 척하면서 재벌 뒷돈 받을 때 저는 어떤 정권에서든 재벌과 사회적 강자에 대한 수사를 엄정하게 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고위 공직자가 법인 카드로 소고기·초밥을 사먹는 게 탄핵 사유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21일 법무부 사회통합프로그램 평가 시스템인 대전 한국어능력평가센터(CBT) 개소식에 참석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이같이 정조준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에서 한 장관을 겨냥해 “사시(사법고시) 하나 합격했다고 검사 갑질을 한다”, “이 자랑스러운 민주공화국을 후진 공화국으로 만든 것은 후진 법무부 장관”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한 장관은 야당의 ‘위법검사 탄핵론’에 대해서도 “누구는 대통령 탄핵도 얘기하는데, 대한민국 주요 공직자들을 모두 탄핵하겠다는 건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는 ‘탄핵을 남발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국토 균형발전’이란 답변을 내놓았는데, 민주당과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제대로 답해야 한다”면서 “고위공직자가 법카로 소고기·초밥을 사먹는 게 탄핵사유”라고 날을 세웠다.

한 장관이 언급한 ‘일제 샴푸’는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민권익위원회 국정감사장에 등장한 일본 화장품 브랜드 ‘쿠오레(クオレ·CUORE)’ 제품을 말한다. 당시 국정감사에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가 사용했다는 샴푸와 트리트먼트를 직접 보여주며 “(공무원이) 두 시간 넘는 거리를 이걸 사러 청담동 미용실로 갔다”며 “본인 개인 카드로 결제한 다음 경기도에서 본인 계좌로 입금했고, 그것이 불법이라는 사실이 확정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 장관은 자신의 총선 출마에 대해선 “충분히 말씀을 드렸다.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 제 일에 최선을 다해서 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여당에서 한 장관에게 출마 의견을 전했다는 관측에 대해 “제가 특별히 들은 이야기는 없다”고 일축했다.

자신의 화법이 기존 여의도 문법과 다르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여의도에서 300명만 공유하는 화법이나 문법이 있다면 그건 여의도 문법이라기보다는 ‘여의도 사투리’ 아니냐”라고 반문하며 “저는 나머지 5천만 명이 쓰는 문법을 쓰겠다”고 답변했다.

한 장관은 지난 17일 대구 방문에 이어 대전과 울산 등 연속된 현장 방문이 정치 행보가 아니냐는 질의에 대해서는 “그동안 국회 일정이 연속적으로 있어서 현장 방문을 하지 못했던 것뿐”이라며 “전임 법무부 장관에 비해 현장 방문 건수는 적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날 CBT 대전센터 주변은 한 장관 방문에 맞춰 몰려든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한 장관이 건물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기다리고 있던 지지자들은 꽃다발을 건네며 환호했다. 이들은 “한동훈”을 연호하며 “존경스럽다, 자랑스러워요”라고 응원했다. 일부는 한 장관과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한 장관은 이후 KAIST에서 과학기술 인재 유치 관련 간담회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