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issue] ‘수익배분’ 논란…음악인들 “불평등한 음악시장, 정부가 개입해야” ①

[Ki-Z issue] ‘수익배분’ 논란…음악인들 “불평등한 음악시장, 정부가 개입해야” ①

기사승인 2010-11-20 12:59:01

[쿠키 문화] 지난 6일 세상을 떠난 1인 밴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이하 달빛요정) 이진원 씨가 세상에 남긴 화두가 어마어마하게 커지고 있다. 처음에는 달빛요정에게 싸이월드 측에서 음원 수익 대신 도토리가 주어졌다고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지만 (사실이 아니라고 싸이월드 측에서 공식적으로 밝힘) 이내 이는 곧 인디 뮤지션들의 가난한 삶과 이들에게 혹독하게 불리한 음원 수익 분배요율 등이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쿠키뉴스는 홍대를 거점으로 인디 음악을 만들고 들려주며 유통시키는 세 명의 음악인들에게 무엇이 문제인지 들어보기로 했다. 인디 음악을 유통하는 이창희 미러볼뮤직 대표와 드럭레코드 김웅 이사 그리고 최원민 서교음악자치회 회장이 자리했다.

- ‘달빛요정’ 이진원 씨가 세상을 뜨면서 음악계의 다양한 문제들이 표출됐다. 특히 싸이월드 측의 공식입장으로 일단락되긴 했지만, ‘도토리’ 지급 이야기는 진위여부를 떠나서 파급이 컸다.

김웅 (이하 김) : 정확하게 말하자면 기사 내용이 오보도 아니고 진실도 아닌 것이 맞다. 음원 수익금을 달라고 전화를 하자 30만원이 되지 않아서 못준다고 답변이 왔다. 그래서 ‘도토리’라는 노래를 만들었고, 그 다음에 돈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결국 돈을 줬다고 했지만, 그 기준인 30만이라는 사실은 화가 날 일이다. 전기세 몇 달 낼 가격이지 않냐.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다.

- 사실 도토리 이야기가 나왔다가 실질적인 문제는 수익 분배로 넘어갔다. 정확하게 수익에 대한 부분이 어떻게 문제가 되는가.

이창희 대표 (이하 이) : 일단 벨소리나 컬러링을 판매하는 모바일 사이트를 논하지 않고, 유선으로만 따지면 수익금이 100%라고 할 때, 65~60%는 온라인 음악 서비스 사이트에서 가져간다. 그러면 유통사는 40~35%를 가져가는데, 그 중 유통 수수료가 7~8%다. 그러면 음원 권리자에게 돌아가는 것은 27~28%다. 물론 이는 모바일로 가면 더 심각하다. 100% 중 50%가 이동통신사가 가져가고, CP가 25%를 가져간다. 나머지 25%를 유통사와 권리자가 가져간다는 말이다. 컬러링과 벨소리가 800원~1200원 정도 하니까, 평균 1000원이라고 하더라고 음원 권리자가 가져가는 수익은 200원 정도다. 거기다가 문제는 스트리밍 서비스인데, 월정액이 3000원이라면, 가입자들이 그 곡을 들은 만큼 산출해 이것을 1/N으로 나누어 배분한다. 그런데 이게 사실상, 산출을 하다보니 (수익이) 거의 비슷하게 나왔고, 한 곡당 음원 권리자에게 가는 돈이 1원 정도다.

최원민 회장 (이하 최) 지난 번 보드카레인 앨범의 경우의 스트리밍 서비스가 47만건이었다. 그런데 돌아오는 수익은 47만이다. 앨범으로 따지면 말도 안되는 수치인 셈이다.

- 스트리밍 서비스는 음원 서비스 업체에서 주장하길, 소비가가 좀 더 싼 것을 찾게되고, 이에 부응하다보니 이런 상품을 만들었다고 말한다.

최 : 누가 과연 그것을 요구했을까. 그렇다면 미국의 냅스터로 가서 이제 정착까지 했는데, 이에 대한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이 : 소위 문화선진국이라 일컫는 곳은 문화콘텐츠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 자체가 다르다. 우리나라는 음악 콘텐츠를 무료로 들어도 상관없다고 여긴다. 왜 우리가 돈을 지불해야하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미국이나 일본, 유럽은 음악 권리자 파워게 세다. 그러니까 서비스 업체와 조정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중간 유통업자들의 파워가 세다. 소비자와 직접적인 소매업을 하는 유통업자들, 소비자와 접점에 있으면서도 자본력이 있는 회사가 힘이 센거다.

김 : 우리의 인식이 안좋고 빈도가 떨어진다. 이런 부분은 인정하고 가야 된다. 이런 부분에서 사실 인식의 전환은 국가가 선도해야한다. 인식은 한번 잡히면 이어져갈 수 있다. 미국이 우리랑 다른 것은 콘텐츠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우리도 90년대에는 음악 생산 생산과 소비가 굉장했다. 앨범이 100만장 이상 팔리니까,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되고, 다시 활발한 생산으로 이어진다. 영화도 200만, 400만, 600만 관객 돌파가 있으니, 그 흐름을 쫓아가서 영화를 보고, 다시 영화를 만든다.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이 커지면 듣는 사람은 많을지 몰라도, 수익이 커지지 않기 때문에 생산도 중단된다.

- 달빛 요정 사망 이후에 초점이 수익 배분에 대한 이야기로 가다가, 어느 순간 이런 내용은 인디 음악만 하는 사람들에게 한정되어버렸다. 인디의 문제일 뿐, 대형기획사와 대중 가요쪽과는 별개라는 인식이다.

최 : 대형기획사는 이미 음악 서비스 사이트가 투자도 하고 선급금도 주고 해서 입막음을 했다. 그런 상황에서 대형기획사들이 어떻게 이의제기를 하겠는가. 그 밑의 중소 회사들만 죽어나가는거다. 사실 이는 정부가 묵과한 거다. 과거 정보통신부가 있을 때, 인터넷 망을 늘리기 위한 인기상품 중 하나가 음악이었따. CD 한 장에 만원인데, 한달에 2만 2000원 내고 망을 깔면 공짜로 음악을 받을 수 있었다. 정통부가 방관한거다. 최근에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이 ‘선생님 왜 음악을 돈을 내야고 들어야 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들었다. 상황이 이정도다

김 : 음악 콘텐츠가 10~20개면 사실 힘이 없지만, 500~1000개면 음악 서비스사와 논의하는 과정에서 파워 자체가 달라진다. 대형기획사가 올려놓는 음원 생산량을 따라갈 수 없다.

- 트위터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음악은 음원이라고 불리는 순간 사라졌다’. 음악이 감성을 느끼기 위해 듣는 것이 아니라 소비 행태로 변한 것 같다.

최 : 현재 콘텐츠의 가치는 0원이 됐다. 대형, 대기업 사업만 밀어주는 정부의 잘못이다. 휴대폰 브릿지하는 행태가 있었다. 그런데 이것을 이동통신사가 적발되면 벌금 3000만원 내는 입법안을 만들어서 없앴다. 말도 안되는 잣대를 만들어 자기에 이익에 반(反)하는 것은 범죄자, 이익에 합당하면 거의 조폭 수준으로 밀어붙인다. 정부와 거기에 붙은 기업의 이익관계로 문화사업이 무너졌다.

- 그럼 현재의 상황은 국가가 개입해야 해결할 수 있는 구조인가.
김 : 국제 치안정국으로 보면 유엔이 국가 전복사태에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것과 같다. 음악뿐만 아니라 문화 콘텐츠 모두 힘 있는 자가 힘없는 자를의 것을 빼앗아가는 것이다. 국가가 개입해, 인식을 전환토록 만들어야 한다.

- 그렇다면 이러한 구조로 계속 가게 되면 향후에는 어떻게 변할까. 음악하는 사람들이 포기하는 모습이 속출하면서, 대형기획사 중심으로만 굴러갈까.

김 : 80~90년대를 넘어 2000년 초까지 음악시장 산업구조는 다이아몬드 구조다. 잘나가는 회사가 꼭대기에 있어도, 발라드 가수 한명이 소속된 개인 제작사가 많았고, 잘 나갔다. 그런데 지금은 아무도 없다. 지금은 허리가 없는 절구통같은 형태다. 돈 많은 사람은 더 많이 가져가는데, 실상 이런 기획사는 몇 없다. 개인이 제작하는 소규모 제작자들은 싹 사라졌다. 7~8년 전부터 먹고살기 힘들더니, 5~6년 전부터 모두 이 바닥을 떴다. 하지만 음악을 생산하는 사람들은 계속 그러한 작업을 할 것이다. 김창완이 그랬다. 음악을 돈 버는 수단으로 삼지 않겠다고. 하지만 연기는 대가를 받겠다고 했다. 내가 좋아서 하는 작업이라는 것이 음악인들의 자세다. 하지만 이들에게 권리는 찾아줘야 한다. 대형 기획사들은 음악을 안해도 연기자로, 광고로 먹고 살수 있다.
허리에 아무도 없으니, 그 밑의 소속사는 영원히 돈을 못 버는 구조로 이어진다.

- 인디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음원과 CD를 판매하는 것 이외에 수익이 무엇이 있는가를 대중들은 궁금해 한다. 대중 가수들과 비교해, 다른 수익 구조를 창출할 수 없나.

김 : 그 이야기 잘 나왔다. (또다른 수익 구조가) 없기 때문에 그 사람들이 순수하다고 하는 것이다. 그게 없다면 (인디에게) 무슨 정체성이 있겠는가. 여기 있는 친구들도 재킷 멋지게 찍고 할 수 있지만, 마인드가 다르다. 그러나 현재의 구조로는 음악 선진국 모델로 갈 수 없다. (음악으로 수익 구조를 낼 수 있는)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분배 구조를 다시 봐야한다. 거기가 핵심이다. 시장이 크고 음반이 잘 팔리면 관심을 갖는다. 장기하의 음반이 많이 팔린다고 관심을 받은 이유는 기존 유통이 아닌, 직접 팔았기 때문이다. 팔리는 시장이기에 관심을 받은 것이다. 우리의 음악적, 문화적 가치는 외국의 그 어느 것보다 훌륭하다고 자부한다. 그것을 구조가 바뀌어, 누가 먼저 관심을 받느냐는 문제가 있지만, 음악의 길을 계속 가는 사람은 분명 있을 것이다.

②에 이어짐.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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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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