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Z issue] 인디 “그래도 우리는 음악을 만든다…변화는 필요” ②

[Ki-Z issue] 인디 “그래도 우리는 음악을 만든다…변화는 필요” ②

기사승인 2010-11-20 13:00:00
[쿠키 문화] ‘수익배분’ 논란…음악인들 “불평등한 음악시장, 정부가 개입해야” 에 이어서.

- 해외 진출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데, 국내에는 더 이상 인디 음악 등이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말인가.

최 : 국내는 거대한 조직들이 ‘너희 싫으면 빠져라’라는 구조로 변화와 대화와 타협의 여지가 없다. 2008년 디지털컨퍼런스에 갔는데 SK마케팅 담당자가 현재의 상황을 유지하려고 어마어마한 돈을 들어갔기 때문에, 바꿀 생각이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 당시 대형 기획사들도 있었는데, 거기도 강압적으로 나왔고 이는 자연스럽게 파워게임으로 연결됐다. (해외 진출 전에) 대한민국에 인디가 깃발 꽂고 나가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하는 상황이다. 해외로 나가보니 우리 인디 음악이 신선하다고 생각한다. 교류가 활발히 이어지고, 해외에서는 메이저가 죽고 인디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나 대형 유통사가 댄스로 잡고 있는 셈이다.

- 결국 우리나라에서는 인디 음악이 살아가기 힘들다는 이야기인가.

이 : 국내에서 인디는 힘들다. 에피소드라고 하기에는 가슴 아프지만, 인디 콘텐츠를 유통하는 우리 회사의 경우에 최근 대형 서비스 사이트와 계약을 갱신하는 일이 생겼는데, 거기서 서비스 요율을 어떤 기준에 의거해서 낮추겠다는 공문을 보내왔다. 그 공문에 언제까지 답변하지 않으면 음악을 내리겠다고 했다. 물론 거기에 적절히 이의를 제기했고, 그래서 협상 중이다. 음악을 내리지는 않겠지만, 태도가 그런 식이다. 우리로서는 인디 음악 회사라서 그런가, 아니면 다른 곳도 그런지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지만, 답답한 현실이었다.
또 ‘음원’이라는 것은 시장에서 사용하는 용어다. 음원 시장이라는 말은 소수 콘텐츠들에게는 안 맞는 시장이다. 음원 한개의 단가 자체가 권리자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터무니없다. 그 말은 결국 몇 십만, 몇 백만이 음원을 구입해야지 어느 정도 경제 규모를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디에 있는 아티스트들의 창작물을 접하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음악은 깊이가 있고, 음원은 굉장히 넓은 것을 요구한다. 넓은 것을 음악인들이 커버할 수는 없다. 음원은 획일화된 콘텐츠를 요구하는 것이다.

최 : 음원은 음악이 아니고, 하나의 액세서리다. 싸게 사서 소비할 것을 찾는 것이고, 그에 맞는 것이 음원인 셈이다.

김 : 여기 배경에는 대기업의 시각이 문제다. 온라인 음악 사이트들이 사실 음악 자체에 관심이 없다. 여기서 나오는 수익을 다른 사업에 투자한다. 그들은 음악을 그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MP3 기기나 휴대폰의 광고서 이미지 메이킹 전략으로만 이용한다. 즉 하드웨어적인 수익을 늘리기 위해 수단으로서 음악을 인식한다. 그렇게 때문에 이들이 아이튠즈 들어오는 것을 싫어하는 거다. 이렇게 되면 흥선대원군 시대로 돌아가는 셈이다. 들어올 것은 들어와서 성장해야 하는데, 늦게 들어와 결국 창작자들 다 없어지고 나서 문물 개방하는 꼴이다.

최 : 조심스러운 이야기일 수 있지만, 달빛요정이 그랜드민트에 서서 음악을 했을 때, 한달에 월 수입 100만원만 되고 음악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그 당시 달빛요정이 번 돈이 1000만원이라고 한다. 88만원 세대인 셈이다. 어쨌든 그 사람은 좋아하는 음악을 했지만, 반지하 단칸방에서 운명했다. 권리자에게 주어지는 돈이 28%라고 할 때, 음원이 60원이라는 말도 안되는 가격이 아니라, 600원, 1000원이었다면 이 사람의 수익이 10배가 될 수 있었다. 그러면 과거 반지하에서 생을 마감했을까.

이 : 이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단가가 높아졌을 때, 과연 지금과 같은 상황이 유지될 것이냐는 것이다. 온라인 서비스 사이트도 유료회원이 확보가 안된다. 이전에도 스트리밍 서비스가 있었지만, 다운로드는 대개 단품이었다. 그것으로는 소비자들에게 어필이 안된다. 그래서 마케팅적 측면에서 소비자를 늘리기 위해 복합상품을 내놓아 소비자들에게 만족을 줘야 하는 상황이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유통자들도 유리하게 된다. 적어도 우리 입장에서는 0원에서 어느 정도의 수익이 생기는 되는 것이다.

최 : 그 접근은 잘못되었다고 본다. SK는 자기 이익을 범하면 범죄자로 몰아간다. 그러나 파일공유사이트 등에 대해서는 강한 잣대를 들이대지 않는다. 음악을 불법다운 받아도 놔둔다. 결국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방관하는 사이, 비슷하지만 공짜에 가깝게 거래에 끌어들이는 것은 잘못이다.

이 : 강력한 보이지 않는 손에 통해서 이 시장 구조를 통제를 해야할까. 그것은 사실 너무나도 철저한 생산자적 입장에서 보는 것이다.

최 : 좋은 캠페인을 통해서 적절한 가격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것은 기업이 할 수 없다. 정부 차원에서 캠페인을 통해,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어가면 정상으로 만들어야 한다.

- 음악인들이 모여 그런 부분에 대해 강하게 어필할 수는 없나. 영화의 경우에는 자신들의 권리는 주장하는데 있어 보다 적극적이다.

김 : 인디 음악 시장에는 이영애, 장동건이 없다. 그들이 국회 앞에서 시위를 하면 관심을 갖지만 우리는 아니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소녀시대나 아이돌 그룹들이 해줘야 한다. 그런데 하겠는가. 이 문제가 뭔지도 모를 것이다. 영화쪽 사람들과 또 다른 것은 그들은 모여서 작업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자기 스튜디오에서 혼자 작업하고 녹음하기 때문에 개인적 성향이 강하다. 잘 뭉치지 못하는 것이다. 자기 저작권 관리, 자기 통장 관리 못하는 사람도 많다. 물론 지금 이런 것을 타파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안타까운 것은 저작권협회나 음원제작자협회가 만들어지기 전에 실질적인 생산자 주최의 모임이 먼저 만들어졌어야 했다는 점이다.

최 : 우리들의 역할은 어찌되었든 음악을 열심히 만들어내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인디가 거칠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다양한 음악이 나오고 있다. 우리는 좋은 음악을 만들고 있고, 해외에서도 인정해주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이런 디지털 구조, 왜곡된 구조에서 정부의 보조는 반드시 필요하다. 어느 정도 개입해서 어느 정도 장을 마련해서 타협을 마련해 줘야 한다.

이 : 이 상태로 갔을 때 어떻게 변화했을 것인가. 분명 변화는 있다. 제작자 입장에서 이것이 선순환 구조로 되지 못하고 또다른 콘텐츠를 만들기 힘든 그런 구조로 가게 됐을 경우 정반합의 모양이 될 것이다. 또다른 돌파구가 생긴다. 우리 회사처럼 인디 음악을 모아서 해보려는 것도 있고, 최원민 회장의 말처럼 해외에 내보내서 또다른 시장을 만들기도 한다. 이런 작업이 쌓이다보면 문제 의식을 갖게된 소위 메이저 시장들이 음악콘텐츠를 대하는 태도가 바뀔 것이다. 새로운 시도가 있어야 하고 소비자와 생산자 입장에서 두루 봐야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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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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