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SM엔터테인먼트 (이하 SM) 식구들의 참을성이 극에 달한 것일까. 아니면 최근 조금씩 활동 폭을 넓히고 있는 JYJ가 본격적으로 SM과 한판 붙어도 된다고 판단한 것일까. 곡 가사를 통해 은연중에 신경전을 벌이던 JYJ와 동방신기의 ''경쟁''이, JYJ와 SM 아티스트들과의 본격적인 싸움으로 번졌다.
시작은 JYJ의 시아준수의 발언부터다. 지난해 뮤지컬 ‘모짜르트’를 통해 배우까지 진출, 올해는 뮤지컬 ‘천국의 눈물’로 캐스팅된 시아준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아니라고, 아닐 거라고 믿어왔는데, 우리 다섯의 적이라고 똑같이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모두의 적만은 아니었나 봅니다. 우리가 같이 적이라고 생각해 왔었던 것들에 감사를 표한다는 거, 같이 하지 못한 시간동안 많은 일이 있었나봅니다. 너무 지치네요”라고 글을 남겼다.
이어 시아준수는 “좋은 것만 생각하고 듣고 보려고 하는데, 그렇게 해왔었는데 오늘 만큼은 참 그게 너무나 어렵네요. 우리가 떨어져 있어도 이건 아니었잖아, 형. 우리 같은 생각이었잖아. 왜, 왜 그러는 거야”라고 두 번째 글을 남기며 격한 감정을 표출했다.
동방신기의 팬들은 이는 유노윤호가 이번 2인조 동방신기의 새 앨범에서 SM 이수만 대표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적은 것과 관련, 비판한 글이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았다. 결국 ‘적’이란 직접적인 거론은 하지 않았지만, SM과 이수만을 가리키는 셈이다.
시아준수를 비롯한 JYJ 멤버들이 트위터 등을 통해 목소리를 내는 것과 관련해 가요 관계자들은 지난해부터 뮤지컬과 드라마, OST 등을 통해 활동 폭을 넓힌 JYJ 측이 동방신기가 아닌, SM과도 ‘맞짱’을 떠도 된다는 판단 하에 움직이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실제 KBS 연기대상 무대에 서서 오랜만에 지상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물론, SBS ‘배기완·최영아·조형기의 좋은 아침’ 에도 녹화분 방영 일자가 어느 정도 확정되어, JYJ 스스로도 지상파 진출의 초석을 다진 것이 아니냐는 판단을 한 듯싶다.
이에 SM 소속 아티스트들을 일제히 분노의 목소리를 표출했다.
신동은 자신의 트위터에 “적(敵):서로 싸우거나 해치고자 하는 상대. 배은망덕(背恩忘德):남에게 입은 은덕을 저버리고 배신하는 태도가 있음. 즉, 내 가족에게 서로 싸우거나 해치고자 하는 상대라고 말한 것은 남에게 입은 은덕을 저버리고 배신하는 태도가 있다는 것입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또 성민은 자신의 미니홈피에 “해도 해도 너무 하는 거 같아 글을 남겨봅니다. 아니 예전부터 같이 열심히 해보자 파이팅 했던 날들은 생각이 안나는 건지. 처음에 연습만 해도 좋아했던 우리들. 방송에 한번 나와 보는게 꿈이었던 우리를 잊어 버린 건지...다시 한번 거울을 보고 초심을 잊어 버린건 아닌지 생각해봤으면 좋겠군요. 자기 길을 찾아 간다고 말없이 떠나서 상처주고 한 것도 이해하고 함께했던 정에 용서를 했는데. 왜 온갖 어이없는 거짓말들과 상처 주는 말로 묵묵히 잘하고 있는 사람들까지 바보 만드는 건지 모르겠군요”라고 장문의 글을 게시했다.
같은 날 SM안무디렉터 심재원은 “정말 보자 보자 하니까. 아우님 그건 정말 아니잖아요. 누가 누구한테 손가락질을 해. 속상한척 하지 마. 정말 아픈 게 누군데. 배은망덕도 유분수지”라는 글을 남겼다. 심재원의 글에 팔로워 20만명을 보유한 가수 보아도 자신의 트위터에 리트윗(다른 사람의 메시지를 자신이 다시 발송하는 것)을 했다. 심재원의 글에 동조한 것이다. 아울러 보아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본방 사수할께! 기럭지 종결자 동방신기 화이팅”이라며 메시지를 남겼다.
또 트랙스 정모도 자신의 미니홈피에 “답답해서 몇 자 적어본다. 아무리 봐도 이건 아닌 것 같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은혜를 원수로 갚아도 유분수지 어떤 존재였는지 얼마나 신경을 많이 써 줬는지 정말 느끼는 게 없을까?”라고 덧붙였다. 정모는 “사람은 누구나 변하게 마련이지만 점점 무서워진다. 음악이 좋아 무대가 좋아 시작한 초반의 모습은 어디로 사라진 걸까”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다.
SM 소속 가수들의 이 같은 반응은 굉장히 이례적이다. SM의 경우 공식 채널이 아닌 이상, 매니저들조차도 개인 의견을 내기 쉽지 않은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제히 이 같은 반응을 보인 것은 단순히 동방신기 활동에 대한 지원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현재도 JYJ가 SM의 견제로 지상파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하지 못하고 있음은 물론, SM과 엠넷미디어와의 화해 무드로 인해 케이블 진출마저 불투명한 상황에서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의 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SM 소속 아티스트들의 개인적 공분까지 더해지면, 방송은 물론 가수 활동에까지 ''브레이크''가 걸릴지 모르는 상황이다. 즉 SM 아티스트들의 반응은 동방신기 활동에 대한 지원이 아닌, 아예 JYJ 활동 자체에 대한 견제일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이미 팬들과 대다수 가요계 관계자들은 SM과 JYJ가 화해하기란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물론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기도 하는 ‘연예판’에서 이에 일방적으로 동의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미 사회적으로 파급력이 높은 발언권을 지니고 있는 가수들이 트위터와 미니홈피를 통해 격한 설전 후, 아무렇지도 않게 화해하는 모습도 대중들에게 곱게 비춰질 리는 없다. 이미 건너지 말아야 될 강을 건넌 이들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