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닷컴은 총수가 있는 자산순위 30대 그룹의 해외 계열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4월 기준 조세피난처로 분류된 지역에 있는 계열사는 231개로 파악됐다고 14일 밝혔다. 30대 그룹 전체 해외 계열사 1831개의 12.7%로 그룹 당 평균 7~8개의 계열사가 조세피난처 지역에 있는 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02년 법인세·소득세를 물리지 않거나 낮은 세율을 매기고, 회사 설립과 외국환 업무에 대한 규제가 거의 없는 35개 지역을 조세피난처로 지정하고 세금 부과 수준에 따라 면세국, 저세율국, 세금피난국, 세금우대국으로 분류했다.
국가별로는 세금피난국인 홍콩이 72개로 가장 많았고 저세율국인 싱가포르가 47개, 세금피난국인 말레이시아가 39개로 동남아 국가가 절반을 넘었다. 소득세가 전혀 부과되지 않아 다국적 기업의 페이퍼컴퍼니가 운집해 있는 버진아일랜드(10개), 케이만군도, 파나마(각 5개), 버뮤다, 사이프러스(각 2개), 마샬군도(1개)에도 총 25개의 계열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홍콩과 말레이시아에 각각 12개, 싱가포르에 8개 등 총 38개의 계열사를 조세피난처에 두고 있었다. 롯데는 홍콩에 18개를 비롯해 버진아일랜드에 8개 등 총 32개로 집계됐다. 롯데는 롯데쇼핑의 홍콩 계열사인 롯데쇼핑홍콩홀딩스가 2009년 케이만군도 소재 ‘타임즈’와 이 회사가 거느린 홍콩과 버진아일랜드 소재 13개 자회사를 동시에 인수하면서 숫자가 크게 늘었다.
재벌닷컴 관계자는 “케이만, 버진아일랜드 등에 소재한 일부 굼융 지주회사는 장부상 자산만 있을 뿐 실적이 없어 역외펀드 관리를 위한 페이퍼컴퍼니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