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연예] 무분별한 유명인 성우 기용으로 성우계에 불만의 목소리가 드높다.
6일 오후 애니메이션 ‘프리버즈 : 밍쿠와 찌아의 도시 대탈출’ 측은 “주인공 더빙 배우로 김민국과 송지아를 확정지었다”라고 밝혔다. 둘은 MBC 예능 ‘아빠 어디가’를 통해 톡톡히 인기를 끈 아나운서 김성주와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송종국의 자녀다. 제작사 측은 “둘의 꾸며지지 않은 개성과 순수함을 높이 사 발탁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는 위험한 시도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복수의 성우협회 관계자는 “녹음 경험이 전혀 없는 아동들이 러닝타임이 긴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성우로 녹음한다는 것은 큰 모험”이라며 “아이들의 인기를 미끼로 ‘한 철 장사’를 해보겠다는 것으로밖에 해석이 되지 않는다”라고 혀를 찼다. 이는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의 이름이 ‘밍쿠’와 ‘찌아’로 로컬라이징 됐다는 것에서도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
성우 연기자들의 상대적인 박탈감 또한 크다. 익명을 요구한 10년차 경력의 한 성우는 “10년차의 경우 보통 극장용 애니메이션 주인공 역할을 한 편 더빙하면 출연료로 300여만원을 받는다. 민국과 지아의 정확한 출연료는 잘 모르겠지만 인기가 높은 스타를 성우로 기용할 경우 대부분 5,000여만원선에서 출연료가 지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는 몇 년에서 몇십 년씩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고 연기해 온 전문 성우들에게 박탈감을 주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드높였다.
덧붙여 그는 “아마추어 인력을 더빙 출연자로 기용하는 순간 작품의 질은 떨어지게 마련”이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이미 수많은 스타들이 숱한 극장용 애니메이션에 성우로 기용됐지만 대부분 작품과 더빙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 자연스레 작품의 질도 낮아졌다는 것이다. 전문 성우들은 작품 더빙에 들어가기 전 작품에 대해 깊이 공부하는 것이 녹음의 기본이지만, 상대적으로 인기가 높아 바쁜 스타들은 많은 준비를 하지 못하고 더빙에 들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작품은 질로 승부해야 한다. 단순한 더빙 배우의 스타성으로 승부를 보려는 작품은 그만큼 소비 팬층도 얇아지기 마련”이라는 그의 말에서 한숨이 묻어나는 듯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은지 기자 rickonbge@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