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족·곱창 줘도 안먹는다… 한우 부산물 적체 현상 심각

우족·곱창 줘도 안먹는다… 한우 부산물 적체 현상 심각

기사승인 2013-09-05 21:59:00
한우부산물 가격 10년 전 비해 최대 10배 가까이 떨어져… 사업아이템 등 활용 “지금이 적기”

[쿠키 생활] 얼마 전 유명 대형마트에서 한우 부산물 소비 활성화 방안으로 한우 잡뼈를 3만원 이상 구매 고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덤 마케팅을 실시했다. 몇 년 전만해도 한우 잡뼈도 사골 우족과 함께 가정 보양식으로 인기 있는 식재료였다. 그러나 덤 마케팅 결과 나이 드신 몇 분들을 제외하고는 거저 줘도 갖지 않는 웃지 못 할 해프닝이 연출됐다.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한우는 버릴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최고의 귀한 먹거리로 취급돼 왔다. 그러나 최근 국내 소고기 소비성향의 변화와 한우 도축물량의 증가로 한우 부산물 적체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실제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702㎏ 한우거세 한 마리를 도축하고 나면 276㎏의 정육과 약 374㎏의 부산물이 발생한다. 소 한 마리에서 부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53%로 절반이 넘는다. 여기에 276㎏의 정육 중에서도 우리가 즐겨 찾는 등심, 안심, 채끝 등 구이류는 55㎏으로 한우 한 마리를 잡으면 7%밖에 되지 않는 부위를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국내 한우시장의 소비 편중현상이 복잡한 축산물 유통구조와 함께 현지 소 값은 떨어져도 소비자가는 떨어지지 않는 요인이 되고 있다. 현재 한우협회와 관련 업계를 비롯해 부산물 소비촉진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한우축산농가의 수익증대와 균형 있는 한우 소비자가 형성을 위해서는 한우 부산물의 가공품개발이 시급한 상황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우 부산물은 선지, 내장, 머리, 사골, 우족, 잡뼈 등으로 우리는 예로부터 선지해장국, 소머리국밥, 설렁탕, 곰탕, 곱창 등 다양한 먹거리로 발전돼 서민들이 즐겨 찾는 전통먹거리로 전해내려 오고 있다. 특히 한우 사골과 우족은 가정 보양식으로 널리 애용되면서 가격면에서도 만만치 않아 귀한 분께 선물하는 효도선물로 각광을 받아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잡뼈 뿐만 아니라 사골과 우족까지도 조리과정이 까다롭고 장시간 고아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주부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입증하듯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서 제공하는 소고기 부분육 기간별 경락가격표에 따르면 2003년도 우족 ㎏당 경락가는 2만6000원대인데 비해 2013년 현재는 4900원대로 5배 가까이 떨어졌다. 사골의 경우는 이보다 더해 2003년도에는 ㎏당 2만4000원대이던 것이 지금은 2600원대로 9배나 떨어진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100% 한우로 만든 곰탕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다하누곰탕 최계경 대표는 “한우 부산물 중에서도 사골과 우족 등 한우 뼈 제품이 주부들의 가정 요리 기피현상으로, 소 한 마리 도축 시 10년 전에 비해 사골, 우족, 꼬리, 잡뼈에서만 80~90만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면서 “특히 이 손실이 고스란히 축사농가의 몫으로 떨어지고 있어 축산물 유통구조 개혁과 함께 한우 부산물을 이용한 축산가공품 개발도 관심을 가져야 시점에 도래했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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