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人터뷰] 빅스 “몰래 한 1위? 수 쓴 것도 아니고… 기적을 보여 드릴게요”

[쿠키 人터뷰] 빅스 “몰래 한 1위? 수 쓴 것도 아니고… 기적을 보여 드릴게요”

기사승인 2014-05-30 12:41:00

[인터뷰] 브람 스토커의 뱀파이어에 이어 스티븐슨의 지킬 앤 하이드, 그 다음은 부두술사인가 했더니 이제는 스팀펑크다. 아이돌 그룹 빅스(VIXX)의 이야기다. ‘콘셉트 돌’이 별명인 이들은 뱀파이어와 지킬 앤 하이드, 부두술사 콘셉트의 ‘다칠 준비가 돼 있어’ ‘하이드’ ‘저주인형’ 등의 타이틀곡을 연속으로 히트시키며 끊임없이 변신해왔다.

지난 27일 빅스가 발매한 타이틀곡 ‘기적’의 뮤직비디오 속에는 시간을 거슬러 연인의 곁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표현한 커다란 시계가 등장한다. 이 역시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대를 배경으로 증기기관이 발달한 미래의 세계 ‘스팀펑크’를 콘셉트로 했다. 최신 음악 속에 19세기의 내러티브를 가져오는 아이돌 그룹 빅스를 29일 서울 상암동의 음악방송 대기실에서 만났다.

“‘기적’은 그 3곡에서 이어지는 곡은 아닙니다. 일부러 그 시기를 고수한 것도 아니에요. 그렇지만 빅스 특유의 통일성은 분명 있죠.”

리더 엔(본명 차학연·24)의 말이다. 사실 빅스가 매번 보여주는 콘셉트들은 매니악(maniac) 하다. 대중에게 크게 어필해야 하는 아이돌이 흡혈귀를 연기하고, 이중인격자로 변신하는 모습은 낯설 수밖에 없다. 엔은 “판타지적인 콘셉트는 이번에도 고수했지만, 대신 음악 자체는 전부다 듣기 편하게 만들었다”며 “특정한 콘셉트만이 빅스의 옷은 아니다. 아이돌 특유의 귀엽거나 싱그러운 옷도 우리의 색이다. 여러 가지 옷을 입어보자는 생각으로 변신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빅스는 지난 앨범 ‘저주인형’이 지상파 음악방송에서 1위를 차지하며 활동을 마감했다. 데뷔 2년차, 처음 손에 넣은 트로피였다. ‘기적’ 또한 발매 직후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고 지금도 상위권에서 순항 중이다. 그러나 빅스의 성과는 생각 외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 오죽하면 한 예능프로그램은 빅스에게 ‘몰래 한 1위’라는 굴욕적인(?) 타이틀을 붙였다. 섭섭할 만도 한데, 빅스는 “전혀 아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엔은 “1위를 받은 타이밍이 한창 우리가 활동에 지쳐갈 때였다”라고 말했다. 데뷔 2년차,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않아 빅스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열심히 활동하는데 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한 번만이라도 1등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조금씩 들었던 때였다고.

라비(본명 김원식·21)는 “우리의 활동에 처음으로 제대로 된 결과물이 떨어진 거다”라며 “남들이 그렇게 말한다고 해서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나쁜 수를 써서 만들어 낸 것도 아니고 우리의 팬들이 만들어 준 결과물이라 당당하다. 대신 그런 말들로 인해 저평가될까 걱정되는 마음은 있다”고 털어놨다.

빅스는 ‘저주인형’ 이후 6개월 동안 공백기를 가졌다. 마냥 쉬지는 않았다. 멤버 엔과 홍빈(21)은 각각 드라마 ‘호텔킹’과 ‘기분 좋은 날’에서 열연 중이다. 레오(본명 정택운·24)는 뮤지컬 ‘풀하우스’에서 한류스타 이영재 역을 맡아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있다. 레오는 “사실 뮤지컬을 하게 됐을 때 처음에는 걱정이 컸지만 좋은 분위기에서 여러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좋았다”며 “다음에 뮤지컬을 또 할 수 있다면 고스트(Ghost:한국에는 ‘사랑과 영혼’이라는 이름으로 동명의 영화가 개봉됐다)의 남자 주인공 역에 한 번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엔 또한 “나도 예전에 뮤지컬 ‘광화문 연가’의 앙상블로 출연했었다”며 “다음에는 같은 작품의 지용 역을 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을 보탰다.

1위와 충실한 개인 활동을 모두 섭렵한 빅스의 다음 목표는 “유행이 되자”라고. 라비는 “트렌드를 따라가는 빅스보다는 유행을 만들어나가는 빅스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빅스가 하는 모든 것을 타이틀롤로 만들고 싶다고. 멤버 켄(본명 이재환·22)은 “이번 활동을 오랜 기간 준비했다”며 “기다려 주신 만큼 타이틀곡 이름처럼 ‘기적’을 만들어 보겠다”고 호언장담했다.

빅스는 타이틀곡 ‘기적’으로 활동을 이어 나간다. 오는 7월 19일~2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올림픽홀에서 양일간 열리는 단독콘서트를 시작으로 일본 도쿄와 오사카로 이어지는 월드 투어의 포문을 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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