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막장 없다더니… ‘유혹’ 일탈로 포장한 불륜드라마의 성공 가능성은?

SBS, 막장 없다더니… ‘유혹’ 일탈로 포장한 불륜드라마의 성공 가능성은?

기사승인 2014-07-10 18:22:55

최지우가 권상우를 유혹한다. 2001년 SBS ‘천국의 계단’ 이후 11년만이다. 재벌가의 아들과 서민 여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은 재벌가 여자와 사업에 실패한 유부남의 불륜 멜로로 바뀌었다.

사업에 실패한 남자 차석훈(권상우)은 회사 공금을 횡령한 친구를 쫓아 아내와 홍콩까지 가지만 그 곳에서 자살한 친구의 마지막 흔적과 조우한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실패한 사업과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이 기다린다.

결국 홍콩까지 따라온 아내는 자살을 시도하지만, 때마침 그 곳을 지나던 국내 50위권 그룹의 대표 유세영(최지우)이 아내의 목숨을 구한 뒤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10억을 줄 테니 남자의 사흘을 사게 해 달라’.

명백한 불륜 드라마다. 심지어 거래는 차석훈의 아내 나홍주(박하선)까지 알고 있는 상태에서 진행된다. 거기에 과거 세영과 약혼하려고 했던 재벌남 강민우(이정진)까지 가세해 나홍주에게 사랑을 느끼면서 불륜 구도에는 가속도가 붙는다. 강민우도 결혼한 남자다. 권상우와 최지우가 ‘천국의 계단’ 이후 11년만에 재회한다는 점에 포커스를 맞췄지만 ‘막장은 없다’고 몇 년 전부터 말해왔던 SBS가 선택한 것은 결국 불륜이었다.

드라마의 슬로건은 ‘거부할 수 없는 선택’ ‘사랑의 일탈’이지만 불륜에 막장 드라마라는 비난은 피할 수 없다. 드라마는 캐스팅 단계부터 난항을 겪었다. 여자 주인공 물망에는 윤은혜와 이미연 등 여러 여배우들이 이름을 올렸다가 내렸다. 쟁쟁한 배우들이 사양한 자리에 최지우가 올랐지만 시놉시스는 바뀌지 않았다. 극의 설득력도 떨어진다. 홍콩에서 우연히 목숨을 구해준 여자의 남편이 사업 실패의 위기에 처한 것을 알고, 돈으로 부부의 결속력을 시험한다는 전개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연출을 맡은 박영수 PD는 “‘유혹’은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다”라며 “사랑을 하고 싶지만 사랑만을 하고 살 수는 없는 어른들의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사랑하고 싸우고 의심하고 미워하고 화해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며 시청자들이 같은 상황에서 ‘자신이라면 어떻게 할까’라고 고민하는 드라마가 됐으면”이라고 전했다. 전작 ‘닥터 이방인’이 기대보다 낮은 시청률 속에 막을 내린 지금, ‘유혹’이 성공적으로 시청자를 유혹할지 주목된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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