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처형을 살해·암매장한 혐의로 징역 20년을 구형받아 충격을 주고 있는 전직 프로농구 선수 정상헌(31·폐차알선업)씨가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아내가 살인을 교사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7월 3일 오전 검거된 정씨는 5일 살인 및 시신은닉 혐의로 구속됐다. 그러나 사건이 검찰에 송치되기 전날(11일) 경찰 조사에서 정씨는 “아내가 자신의 쌍둥이 언니를 죽이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여기에 정씨가 처형 소유의 벤츠 승용차를 대부업자에게 1200만원에 처분한 후 남은 돈을 부인과 나눠가졌다는 진술도 나왔다. 정씨는 지난해 6월 26일 오전 11시~낮 12시 사이에 경기도 화성시 정남면에 있는 주거지에서 자신 아내의 쌍둥이 언니를 목 졸라 살해하고 오산시 가장동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의 진술이 사실인지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처가살이를 하면서 처형과 잦은 갈등이 있었던 정씨는 “처형이 평소에 날 무시해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재판부는 정씨의 범행이 우발적이었음을 고려해 당초 올해 1월 구형된 1심 징역 25년 선고에서 감형,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고려대학교에서 3학년까지 선수로 활동하다 2005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대구 오리온스에 지명된 정씨는 경복고 재학 시절 한국농구의 미래를 짊어질 재목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장래가 유망한 선수였지만 기대와 달리 팀에 적응하지 못해 방출됐다. 이후 울산 모비스 피버스 등을 거쳐 선수생활을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