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양현석, 팬덤 주무르는 무시무시한 파워… ‘믹스&매치’

YG양현석, 팬덤 주무르는 무시무시한 파워… ‘믹스&매치’

기사승인 2014-09-02 17:16:55

YG의 신인 아이돌그룹 위너(Winner)는 데뷔 직후 2주 연속 지상파 음악방송 1위를 석권했다. 신인 그룹으로서는 믿기 힘든 성과다.

음원 차트에서 타이틀곡 ‘공허해’와 ‘컬러링’은 발표 후 3주가 지난 9월에 접어들어서도 여전히 10위권 안쪽을 순항 중이다. 물론 대형기획사 YG가 아낌없이 투자한 앨범 완성도를 인기의 이유로 꼽을 수는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공고한 팬덤이다.

위너의 팬클럽 ‘이너서클’. 신인으로서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팬덤이다. 이너서클의 형성은 2009년 ‘슈퍼스타 K2’부터다. 멤버 강승윤은 여느 연예인 지망생이나 연습생이 갖추기 힘든 인지도를 갖춘 후 YG에 합류했다. 다른 멤버들은 케이블채널 Mnet ‘윈(Win : Who Is Next)’으로 고정 팬을 확보했다. 슈퍼스타 K2와 윈을 지켜봤던 시청자들은 위너라는 가수의 팬이 될 준비를 갖추고 있거나 이미 팬이 된 채 위너의 데뷔를 기다렸다. 이는 데뷔 후 가공할 만한 폭발력으로 탈바꿈했다. 윈 종방 후 1년 동안 기다려왔던 팬들이 이들의 승승장구에 힘을 실어 준 것이다.

이번 Mnet ‘믹스&매치’는 팬덤 형성의 위력을 맛본 YG의 데뷔 공식 굳히기다. 윈에서 B팀이라는 이름으로 위너에게 맞섰지만 결국 진 연예인 지망생들이 다시 데뷔를 위해 재경합한다. 기존 윈에 출연했던 6명과 새로운 연습생 3명이 합류해 9명이 경합을 벌인 후 7명만이 ‘아이콘(IKON)’이라는 YG의 새 신인 남자그룹으로 데뷔할 수 있다.

이는 철저하게 기획된 전략이다. 기존 윈에서 형성된 B팀의 팬덤을 끌어들이는 동시에 새로운 긴장감을 부여하는 것이다. “내가 응원하는 멤버가 또 탈락할지 모른다”는 생각은 프로그램 참여 동기를 부여하고, 프로그램이 끝나면서 시청자에게 아이콘의 데뷔에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이전에 윈을 몰랐던 새로운 시청자도 마찬가지다. 이 카타르시스는 아이콘의 팬클럽에 합류케 하는 동기가 된다. 팬 스스로 서바이벌을 통해 데뷔까지 ‘올라온’ 아이돌에게 스토리를 부여하고, 성공적인 스토리의 해피 엔딩을 위해 지갑을 여는 것이다. YG는 빅뱅 다큐와 윈에서 이 같은 공식을 찾아냈다.

양현석 YG 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믹스&매치’ 기자간담회에서 “YG가 빅뱅을 만든 것이 아니라 빅뱅이 YG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위너와 앞으로 데뷔할 아이콘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 “K팝 시장의 선두주자가 돼 해외시장에 진출할 국가대표를 뽑는 기분”이라고도 했다. YG라는 왕국의 국가대표를 뽑는 것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현재 YG 매출의 크게 기여하고 있는 빅뱅을 건국시조에 비유하면 위너와 아이콘은 YG 왕국을 유지해나갈 2·3대 왕조인 셈이다.

하지만 이 전략은 빅뱅과 위너, 또는 B팀의 팬들에게는 절대 좋은 반응을 끌어내지 못한다. “보고 있으면 답답해서 암 걸릴 것 같다”부터 “양현석이 우리의 공적”이라는 반응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어쨌든 시련(?)이 팬덤 형성의 기초가 된다는 것은 이미 빅뱅과 윈을 통해 확인됐고 YG가 빅뱅 데뷔 10년차에 발견한 새로운 해답이다. 이 전략이 아이돌 시장 성공의 모범사례가 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YG가 YG 아이돌만의 색깔을 하나 더 찾아냈다는 것은 분명하다.

믹스&매치는 오는 11일 오후 11시 첫 방송된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이은지 기자 기자
rickonbge@kmib.co.kr
이은지 기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