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예비살인기계?” 웃을 수 없는 ‘층간소음’ 아이디어 상품… 이웃 사촌의 원수化

[친절한 쿡기자] “예비살인기계?” 웃을 수 없는 ‘층간소음’ 아이디어 상품… 이웃 사촌의 원수化

기사승인 2014-09-25 19:48:55

최근 온라인에서는 ‘예비 살인기계’라는 별명이 붙은 스피커가 화제랍니다. 스피커가 왜 예비 살인기계냐고요? 이 스피커의 광고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해를 하실 수 있을 겁니다.

해당 스피커는 한 중소기업의 개발품인데, 생긴 것부터 독특합니다. 부착하는 위치는 천장입니다. 바닥이나 벽이 아닌 천장이죠. “기존의 우퍼 스피커와는 차별화된 기능”이라는 광고 문구 또한 한몫을 하죠. 이 스피커는 바로 층간소음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스피커입니다.

요즘 부쩍 문제가 된 층간소음. 일방적으로 당해야 하는 입장인 아래층 사람들을 위한 물건이라나요. 아래층에서 천장에 부착, 스피커를 틀면 시끄러운 소리가 고스란히 위층으로 전달되는 구조랍니다. 무려 무선 기능까지 있다고 하네요. 위층에서 쿵쿵거리며 소음을 내는 것에 대해 항의해도 안 먹히는 경우 사용하시라며, 해당업체는 아예 제품 광고에 층간소음 항의기준 관련 판결사례들까지 모아놨습니다.

과거 판례를 볼 때 주거침입과 초인종 누르기, 현관문 두드리기는 금지지만 천정 두드리기와 고성 지르기 등은 재판에서 허용되는 기준이니 스피커를 구입해 위층에 복수하라는 겁니다.

광고를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입니다. “의외로 많이 팔릴 듯” “스피커 개발한 사람이 층간소음에 많이 당했나보다”부터 “솔직히 저거라도 달고 싶다, 가격이 궁금하다”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요즘은 원수의 대명사” “원인은 건물을 제대로 짓지 않은 건설사 잘못이지만, 허를 찌르는 이런 아이디어 상품이라니 이게 바로 ‘창조경제’”라는 반응까지 다양합니다.

아무튼 서로 복수에 복수를 거듭하는 이웃사촌간의 ‘행패’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층간소음에는 천정 스피커, 그 다음은 위층에서 신고 춤 출수 있는 탭 댄스 구두라도 나올 기세죠. 서로 양보하지 않아서 생긴 유별난 상품, 마냥 웃을 수만은 없어 보입니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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