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신선한 마스크를 가진 신인 배우들이 등장한다. 어디서 본 것 같으면서도 색다른 매력으로 대중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델 출신 연기자다.
방송, 영화뿐만 아니라 예능까지 섭렵하며 활약 중이다. 길쭉한 팔다리와 순정만화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외모를 뽐내며 연예계 ‘대세’로 자리 잡았다.
모델 출신 연기자는 오늘날만의 일은 아니다. 1세대, 2세대를 지나 현재 3세대 모델 출신 배우들이 포진하고 있다. 1세대 대표로는 차승원, 2세대는 조인성, 강동원, 주지훈, 김민준 등이 있다. 3세대 대표 주자 김우빈, 이종석, 성준을 비롯해 도상우, 안재현, 이솜, 이성경 등 갈수록 그 수는 늘어나고 있다. 외모에 비해 살짝 아쉬운 연기력을 보여줄 지라도 이들의 장악력은 상당하다.
이들 중 가장 ‘핫한’ 인물은 김우빈이다. 꽃미남의 정석이 아닌 개성 있는 마스크로 먼저 눈도장을 찍었다. SBS ‘신사의 품격’으로 시작해 ‘상속자들’을 통해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후 KBS2 ‘학교 2013’, 영화 ‘친구2’ 등에 연이어 출연하며 대중에게 확실히 어필했다.
김우빈의 라이벌로 이종석이 있다. 같은 모델 출신으로 동갑내기 친구다. SBS ‘시크릿 가든’에서 마성의 게이 역으로 얼굴을 알렸다. 이어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뿌잉뿌잉’이라는 유행어를 만들며 주가를 올렸다. 김우빈과 함께 ‘학교 2014’를, 그리고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 출연하며 흥행 배우로 입지를 굳혔다. 현재 ‘피노키오’에서 사회부 기자 역을 맡아 연기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종석과 함께 ‘피노키오’에 출연 중인 김영광도 주목된다. 한 드라마에 남자 주연 두 명이 다 모델 출신이다. 두 사람은 지난 6일 진행된 ‘피노키오’ 제작발표회서 모델 출신 연기자에 대해 언급했다. 김영광은 “모델 출신 친구들이 많아지는 것이 기분이 좋다”고 했다. 이종석은 모델 출신 연기자의 대표주자라는 말에 “단지 제가 다른 친구들 보다 몇 작품 먼저 했고, 일찍 시작했을 뿐”이라며 겸손해 했다.
이들 뿐 아니라 SBS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의 남동생을 연기한 안재현도 있다. ‘너희들은 포위됐다’와 영화 ‘패션왕’을 통해 색다른 매력을 뽐내고 있다. 성준은 JTBC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MBC ‘구가의 서’, KBS2 ‘연애의 발견’을 통해 이름을 알렸다.
이외에도 홍종현, 이수혁, 도상우, 남주혁 등 남자모델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그렇다면 여자모델 출신의 배우들은 누가 있을까. 남자모델에 비해 수는 적지만 이솜과 이성경이 주목받고 있다.
이솜은 KBS2 드라마스페셜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통해 연기에 입문했다. 영화 ‘하이힐’ ‘산타바바라’에 출연했고, ‘마담 뺑덕’에서는 여주인공 덕이 역을 맡아 수위 높은 베드신을 감행하며 연기자로서 이름을 알렸다. 이성경은 SBS ‘괜찮아, 사랑이야’로 연기자 데뷔를 했다. 첫 작품이지만 안정된 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특히 극 중 이광수와의 커플 연기로 주목 받았다.
훤칠한 키와 매력 있는 마스크로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모델 출신’과 ‘발연기 논란’은 이들이 풀어야할 숙제다. 매 작품마다 성장을 보여준다면 꼬리표도 자연스레 사라지지 않을까.
이혜리 기자 hy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