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운영하는 공부방 학생이었던 지적장애 여중생을 성폭행한 초등학교 교사가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판사 이민걸)는 장애인 준강간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모(59)씨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김씨에게 성폭력치료프로그램 80시간도 이수하라고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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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2003년 겨울 아내가 집에서 운영하던 공부방 학생이었던 지적장애 2급 여중생 A양(당시 13세)을 사탕과 초콜릿을 주겠다며 안방으로 유인한 뒤 성폭행했다. 김씨는 A양을 두 차례 더 성폭행했지만, 그의 범행은 10년 가까이 드러나지 않았다.
이는 피해자인 A양이 지적장애를 앓고 있어 자신의 피해 사실을 제대로 알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A양의 부친은 2012년 김씨가 근무 중인 학교 교감에게 그의 범행을 알렸다. 김씨는 ‘벌을 받겠다’며 A양의 부친에게 만남을 요청했고 수차례 사죄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김씨는 A양의 부친이 합의금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되레 그를 공갈미수로 고소했다. 재판과정에서도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부는 “A양이 피해 당시 상황을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고, 김씨 스스로도 A양의 부친에게 범행 내용을 사죄하는 듯한 문자를 수차례 보냈다”며 “초등학교 교사로 학생들이 올바로 성장할 수 있도록 보호하고 지도해야 할 지위에 있으면서도 이를 망각한 채 부인이 운영하는 공부방에 다니던 지적장애 여학생을 성폭행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해자와 그 가족이 평생 치유하기 어려운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입었는데도 피고인은 범행 사실을 부인하며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있고, 피해자의 아버지를 오히려 고소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나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