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그렇지” 단통법·꼼수 요금제 효과?… 이통업계, 2분기 실적 ‘껑충’

“그러면 그렇지” 단통법·꼼수 요금제 효과?… 이통업계, 2분기 실적 ‘껑충’

기사승인 2015-07-30 16:57:55

[쿠키뉴스=김민석 기자] 이동통신업계가 음성통화를 무제한 제공하는 데이터중심요금제 출시로 단기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고 껑충 띈 실적을 기록했다. ‘단통법’의 영향으로 마케팅 비용은 크게 감소한 반면, 소비자들의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해 가입자당평균매출(ARPU)가 일제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2분기 192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2분기보다는 96.3%, 올해 1분기에 비해서는 24.3% 늘어난 수치다.

업계 1위인 SK텔레콤은 지난해 동기 대비 24.4% 줄어든 412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실적이 떨어진 것은 올해 상반기 특별퇴직 시행에 따른 일회성 인건비 1100억원 정도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보다 2.5%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SK텔레콤 측은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 상승요인에 대해 매출증가 및 마케팅 비용감소를 제시했다.

이들보다 하루 늦은 31일 실적을 발표하는 KT도 무난한 2분기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지난 5월 KT를 시작으로 데이터중심요금제가 출시되자 일각에서는 다수의 소비자들이 저렴한 요금제로 전환함에 따라 단기 수익에 악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뚜껑을 연 결과는 달랐다. 이통사들이 예상과 다른 실적을 기록한 것은 과거 과열됐던 단말기 보조금 경쟁이 수그러들고 시장이 안정됨에 따라 마케팅 비용이 대폭 줄어든 덕분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2분기 마케팅 비용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 전분기보다는 12.5% 줄어든 7400억원을 집행했다. LG유플러스도 2분기 마케팅 비용으로 직전 분기 대비 5.6% 감소한 4757억원을 썼다.

마케팅 비용은 줄어든 반면 가입자들의 데이터 사용량은 지속적으로 늘어 수익에 이바지했다. LG유플러스는 1인당 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1분기 4.0GB에서 2분기 4.2GB로, SK텔레콤은 1분기 3.0GB에서 2분기 3.3GB로 증가했다.

1인당 데이터 사용량 증가와 맞물려 가입자당 ARPU도 일제히 상승곡선을 그렸다. SK텔레콤의 2분기 ARPU는 3만6601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6%, 전분기보다 0.8% 증가했다. LG유플러스의 2분기 ARPU는 3만6173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5%, 전분기보다 1.0%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데이터 사용량은 앞으로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만큼 이통사들의 ARPU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통사들은 데이터중심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면서 5만원대 이하 요금제일 땐 데이터 제공량을 이전의 요금제보다 줄이는 ‘꼼수’를 쓰기도 했다.

SK텔레콤의 경우 기존의 ‘LTE34요금제’에선 2년 약정할인을 받고 부가세를 포함하면 3만원 정도 요금에 800MB를 줬지만, 데이터중심요금제로 넘어오면서 3만2890원에 300MB만 주고 있다. KT도 기존의 순액 요금제인 ‘순모두다올레28’ 요금제에선 부가세를 포함해 3만800원을 내면 750MB를 줬지만, ‘데이터선택요금제’에선 3만2890원에 300MB만 제공하고 있다.

이를 두고 이통사들이 가계통신절감 효과가 있다고 강조한 것과 달리, 실제로는 데이터 단가를 유지하면서 사용량을 늘려 장기적인 이익을 챙기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고개를 들었다.

이통사들이 흡족한 실적을 받아듬에 따라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한 휴대전화 기본료 폐지 압박이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참여연대 등은 “단통법 이후 이통사들은 마케팅 부담이 준 반면 데이터 사용량 증가로 이익이 늘어나고 있다”며 “기본료를 더 이상 유지할 명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통신망 구축이 이미 완료된 만큼 전기통신설비를 설치하는 데 드는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 통신 요금에 책정된 1만1000원의 기본료는 폐지하는 게 타당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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