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세요] 위안부 사과하랬더니 소녀상 철거부터 요구하는 日

[어떻게 생각하세요] 위안부 사과하랬더니 소녀상 철거부터 요구하는 日

기사승인 2015-11-16 11:00:56
국민일보 DB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결단을 촉구했더니 돌아온 답은 소녀상 철거입니다. 이른바 선(先) 철거, 후(後) 협상을 하자는 셈입니다.

일본 정부가 위안부 소녀상 철거를 위안부 협상 조기 타결 조건으로 내 건다고 15일 교도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결단을 촉구한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답으로 보입니다. 아베 총리는 2일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소녀상 철거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박 대통령은 13일 “위안부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자꾸 끌고 가는 것은 세계적인 정서와도 맞지 않다. 가까운 시일 내에 가시적인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며 “아베 총리가 과거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치유할 수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박 대통령이 위안부 문제를 놓고 아베 총리에게 결단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에 대해 교도통신은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로부터 소녀상 철거에 대한 확약을 얻은 다음 아시아여성기금(군위안부 피해자 구제책으로 일본이 1990년대에 만든 기금) 후속사업 예산을 늘리는 등의 방안으로 최종 타결을 도모할 방침이라고 전했습니다. 아베 정권 간부가 이달 총리실과 외무성 관계자에게 소녀상 철거를 조기 타결의 전제 조건으로 삼는 방침을 전달했다고도 했습니다. 총리실 관계자도 “한국에 진심으로 문제의 타결을 도모할 의사가 있으면 스스로도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키를 쥐고 있는 아베 총리는 한일 정상회담 직후인 10일 일본 중의원에 출석, 위안부 문제에 대해 “가능한 한 조기타결을 목표로 교섭을 가속화하기로 일치했다”면서도 “일한 청구권 협정으로 법적으로 해결이 끝났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최측근인 하기우다 고이치 관방부 장관은 최근 “공은 한국 쪽에 있다”며 우리 정부가 위안부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책임을 떠넘겼습니다.

우리 정부는 민간에서 설치한 소녀상을 정부 차원에서 철거를 약속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소녀상은 서울 주한 일본대사관 앞을 포함한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설치돼 있습니다. 곧 캐나다 토론토에도 들어섭니다. 일본이 소녀상 철거를 끊임없이 요구하는 것은 성노예제를 자행한 부도덕한 국가 이미지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우선 사과가 먼저라는 여론이 강합니다. 엄연히 피해자가 생존해 있는 상황에서 사과는커녕 소녀상 철거부터 요구하는 일본 정부의 뻔뻔한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소녀상이 그렇게 보기 싫다면 애초 소녀상을 만들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어야 한다는 일침도 보입니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