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음주 후 승용차 안에서 잠든 50대 남성이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조사결과 사망 원인은 열사병으로 발견 당시 체온이 44℃까지 올라있었다고 확인됐다. 또한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5월23일부터 7월24일까지 539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발생한 260건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이처럼 온열질환은 여름철에 흔히 나타나는데 심각한 경우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대표적인 온열질환에는 일사병, 열사병 등이 있다. 모두 여름철 무더운 날씨로 허약해진 상태에서 발생하지만 증상은 조금 다르다. 먼저 일사병은 흔히 ‘더위 먹었다’고 표현하는 질환으로 어지럼증이나 두통, 피로, 무기력함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 심한 경우 근육통, 저혈압, 실신 등 특이증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윤상아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일사병은 대체적으로 염분과 수분의 부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물을 자주 마셔주는 것이 좋다”며 “일시적인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서늘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수분을 섭취하면 호전된다”고 조언했다.
열사병도 일사병과 마찬가지로 더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 발생한다. 주로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많이 나타나는 편으로, 집중호우와 폭염이 지속되는 한 여름에 발생률이 높다. 특히 나이가 많은 사람, 심장병이나 당뇨병 등 질환이 있는 환자들에 취약하다. 무기력함, 두통 등이 발생하는 일사병과 달리, 열사병은 고열과 함께 정신이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과열로 인해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르는가 하면, 식은땀이 나면서 창백해지고 탈진상태를 보이기도 한다. 토하거나 설사를 동반하는 경우도 있으며 맥박은 정상보다 빠르게 뛰는 경우가 많다. 앞서 승용차에서 사망한 50대 남성의 사례와 같이 열사병은 사망까지 이를 수 있을 정도로 위험하므로 최대한 빨리 체온을 낮춰야한다.
윤상아 교수는 “응급상황에서 환자가 의식이 없을 경우 절대로 물을 먹여서는 안된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는 물이 기도를 막아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구토를 호소하지 않은 채 토하는 증상이 있을 때에도 위장의 움직임이 무뎌지고 있다는 증거이므로 수분 섭취는 금물”이라고 설명했다.
여름철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균형 잡힌 식생활과 규칙적인 운동을 유지해 더위에 대한 적응 능력을 기르는 것이 좋다. 응급상황 발생 시에는 즉시 119에 구급차를 요청하고 최대한 시원한 장소로 옮겨 체온이 내려가도록 해야 한다. 환자가 입은 옷을 벗기고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신체의 오목한 부분에 얼음주머니를 대고 열을 낮춰주거나 피부에 물을 흩뿌리고 부채질로 피부에 닿은 물을 증발시키는 방법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전미옥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