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훈 구현화 기자] 삼성그룹이 콘트롤타워 역할을 한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 해체 등을 담은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
◇미전실 해체… 28년 동안 삼성그룹 콘트롤타워 역할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전실은 1989년 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지시로 삼성물산 비서실로 출발했다. 이후 이건희 회장 시절 구조조정본부로 이름을 변경했고, 다시 몇 년 후 전략기획실로 다시 명칭이 바뀌었다.
미전실 해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08년 삼성 특검으로 사회적 물의가 빚어지자 해체했다. 이후 삼성은 2010년 전략기획실을 부활하면서 지금의 미전실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미전실은 전략·기획·인사지원·법무·커뮤니케이션·경영진단·금융일류화지원 등 7개 팀으로 이뤄져 있었으며 각 계열사에서 파견된 임직원 200여명이 근무했다. 그룹의 2인자로 불리는 미전실장은 이학수, 김순택, 최지성 부회장이 차례로 맡았다.
◇계열사 자율경영 체제… 3개 계열사 중심
미전실을 해체한 삼성그룹은 3대 계열사인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을 중심축으로 경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3개 사는 그룹의 핵심 계열사이면서 다른 계열사들의 지분을 많이 쥐고 있어 사실상의 지주회사 또는 중간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전기·SDI·SDS 등 전자·전기·IT 분야 계열사의 중심을 삼성생명은 삼성화재·증권·카드·자산운용 등 금융 관련된 계열사의 중심축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 바이오·중공업 등은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쇄신안 영향 끼칠까?… 재계 '예의주시'
삼성의 쇄신안을 통해 계열사 자율경영을 강조함에 따라 재계에도 이같은 바람이 불 가능성이 있다.
삼성 미전실과 성격은 다소 다르지만 위원회·본부 등 별도 조직을 통해 그룹 경영을 논의하는 경우는 SK, 롯데, 포스코, 한화 등이 대표적이다. SK는 수펙스추구위원회, 롯데는 정책본부(현 경영혁신실), 포스코는 가치경영실(현 가치경영센터), 한화는 경영기획실이다. 현대차나 GS는 상시 조직이 없고, LG그룹은 지주회사인 ㈜LG가 계열사 조정 역할을 하고 있다.
SK는 삼성처럼 신입사원 공채 때 계열사 간 복수지원이 불가능하고 롯데와 포스코는 삼성, SK와 유사하게 그룹 공채와 계열사별 채용을 병행해 삼성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현대차와 한화는 계열사별로 따로 채용하며 LG도 그룹 공채지만 사실상 계열사별로 진행된다.
인사의 경우는 임원급 이상은 각 그룹에서 총괄하며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관 업무는 계열사별로 맡는 곳도 있고 컨트롤타워에서 총괄하는 경우도 있지만 느슨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의 이번 쇄신안 발표는 이재용 부회장 구속이라는 사태를 초래한 정경유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재계에서는 이번 기회가 정경유착의 고리를 확실하게 끊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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