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전주=고민형 기자] 전북 전주 한국전통문화고(이하 전통고) 내신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전통고가 특성화고에서 일반고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성적 산출 방식을 수 년 간 허술하게 관리하면서 해당 학부모들이 단체행동에 나서는 등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2002년 특성화고로 개교한 전통고는 2012년 일반고로 전환했다.
성적은 ‘학과별 분리 산출 방식’으로 관리해왔다.
문제는 여기서 부터다.
일반고로 바뀐 전통고는 교육부훈령에 따라 공통교과에 대해서는 ‘통합 산출 방식’으로 내신을 매겨야 했지만 ‘학과별 분리 산출 방식’을 고수해왔던 것이다.
교육부는 올해 초 전북교육청을 감사하는 과정에서 이 부분을 지적하고 성적처리 방식을 ‘통합 산출 방식’으로 전환하라고 지시했다.
전북교육청 역시 전통고에 학업성적관리 규정 변경을 요구했고 학교는 관련 규정을 수정했다.
이어 중간고사를 앞둔 지난 4월 26일 가정통신문을 통해 “계열별 해당과목 수강 학생 수를 수강자수로 해서 성적산출을 한다”는 내용의 수정규정을 학부모에게 공지했다.
이 같은 학교 측의 오락가락 교육행정에 이제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두 편으로 나뉘며 반발하고 있다.
교육부의 ‘통합 산출방식’을 원하는 부류와 ‘학과별 분리 산출방식’을 고수하라는 부류가 첨예한 대치 국면을 보이고 있다.
‘통합산출방식’을 원하는 재학생 57명과 학부모 92명은 성명서를 통해 "학교는 오랜 기간 동안 내신관리를 법과 원칙에 따라 정상 운영하지 않았음을 학생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면서 "불공정한 내신관리를 법과 원칙에 따라 정상화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대학진학은 과별로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개인 노력에 의해 공정하게 이뤄져야 한다"면서 "같은 학년·과목, 이수단위가 같은 시험문제에 대해 법을 위반했거나 원칙에 어긋난 지금까지의 내신관리를 모두 정상화시킬 것"을 요구했다.
‘학과별분리 산출방식’을 원하는 학부모 측은 "학교 모집 요강에는 명백히 학과별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성적을 분리산출 한다고 나와 있다"면서 "성적을 통합산출하게 되면 내신 1등급을 받던 학생이 3등급을 받게 될 수 있어 일부 과 학생들의 들러리로 전락할 수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모집요강을 보고 지원한 학생들이 무슨 잘못이 있는가"라며 "지침을 시행하더라도 모집요강에 의해 이미 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유예조치를 받아 반드시 구제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측은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전통고 관계자는 "교육부와 전북교육청이 통합산출 방식으로 할 것을 훈령과 공문을 통해 내려왔다"면서도 "하지만 분리산출 방식 모집요강을 보고 들어온 학생들이 있는 만큼 해당 학생들을 위해 유예기간을 주는 것이 좋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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