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문대찬 기자] 롯데 포수 강민호가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강민호는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4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0대0으로 팽팽한 균형이 이어진 7회 2사 상황에서 강민호가 타석에 섰다. 마운드에는 최근 상승세에 있는 김승회. 7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접전 끝에 강민호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아갔다. 타구는 빠르게 뻗어 좌측 남장을 넘었다. 아홉수를 깬 시즌 20호 홈런이었다.
강민호는 이 홈런으로 2015년 35홈런, 2015 20홈런에 이어 3년 연속 20홈런을 때려냈다. KBO 역사상 32명밖에 달성하지 못한 값진 기록이다.
특히 수비 부담이 큰 포수로서 일궈낸 기록이라 더욱 의미 있다. KBO 역사를 통틀어 3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한 포수는 이만수와 박경완 밖에 없다.
강민호는 지난 5월4일 kt전에서 홈런을 쏘아 올리며 일찌감치 200호 홈런을 달성했다. 역대 KBO리그 24번째 기록이었다. 역대 포수 포지션에서 박경완(314개)-이만수(252개)-홍성흔(208개)-김동수(202)에 이어 5번째 200홈런 포수 클럽에 가입했다.
올해로 데뷔 14년차를 맞은 강민호는 박경완의 최다 기록에 도전할 만한 유일한 포수다. 수비력이 좋은 포수는 많지만 화끈한 공격력을 보유한 포수는 리그에 몇 되지 않는다.
국대급 포수인 두산의 양의지도 홈런 생산력은 강민호에 비해 떨어진다. 올 시즌까지 통산 99홈런을 기록 중이다. 현재의 페이스론 강민호보다 2살 어린 양의지가 200홈런 포수 클럽에 가입하긴 쉽지 않다. 이 밖에 KBO엔 100홈런을 채 넘기지 못할 포수들이 즐비하다.
강민호의 진정한 가치는 수비 역시 뒤떨어지는 포수가 아니라는 점이다.
강민호의 올 시즌 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는 2.79로 리그 타자 중 25위에 해당된다. 포수 중엔 1위를 기록 중이다. 부상을 안고도 올 시즌 110경기에 출전해 NC 김태군에 이어 2번째로 많이 출장했다. 출장 시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4.49로 리그에서 5번째로 낮고 도루 역시 92차례 시도 중 32번을 저지하며 주자들의 발을 묶고 있다. 롯데 투수들이 원바운드성이 잦은 포크볼을 빈번히 구사하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저지율이다.
강민호는 지난 25일 LG전에서 과감한 주루 플레이를 하다가 팔꿈치를 다쳤다. 하지만 다음날 곧바로 경기에 나섰다. 팀이 4강 경쟁을 하는 데 쉴 수가 없다는 이유였다. 팀의 프랜차이즈이자 간판타자로서의 책임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공수에 책임감까지 겸비한 포수. 어느덧 강민호는 롯데의 보물을 넘어 KBO를 대표하는 보물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