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문대찬 기자] 롯데가 ‘NC 공포증’을 극복했다. 상대전적 최소 5할을 확보했다. 지난 시즌 천적으로 군림한 NC를 상대로 거둔 성적이기에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롯데 자이언츠는 3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경기에서 8대5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3위 NC와의 시즌 상대전적에서 8승7패로 앞섰다.
롯데는 이제 NC와 1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패하더라도 최소 5할 승률 확보가 가능하다.
롯데는 2013년 1군에 진입한 NC와 지역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하지만 2015년 5승11패로 뒤진 뒤 지난 시즌엔 1승15패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라이벌이라 일컫기 민망할 정도로 일방적인 경기가 이어졌다. 이로 인해 팬들로부터 ‘느그가 프로가’라는 비판까지 받았다.
NC전 열세는 가을야구 실패로 이어졌다. 롯데는 지난해 66승78패로 리그 8위에 머물렀다. 5위 KIA와는 4.5경기차였다. NC에 5할 승률 정도만 거뒀다면 포스트시즌 진출도 가능했다.
때문에 국내로 복귀한 이대호의 출사표도 ‘NC 공포증 극복’이었다. 이대호는 3월 미디어데이에서 “지난해 NC전 부진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결정적인 요인이었다”며 “1승15패라는 성적은 지난해 기록일 뿐이다. 이길 때가 됐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대호의 의지가 현실화되면서 롯데의 갸을야구도 이제 가시권에 들어왔다. 롯데는 현재 5위 넥센과 1.5게임차, 6위 SK와는 5.5게임차를 유지 중이다. 잔여 경기가 제일 많아 변수로 여겨졌던 LG와는 어느덧 6게임차까지 벌어졌다. 이젠 안정궤도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
시즌 초반과 시즌 후반기의 1패는 무게감이 다르다. 롯데는 후반기 NC와의 승부에서 2승1패를 기록하며 승패 마진을 남겼다. 롯데가 이전처럼 NC에 경기를 속수무책으로 내줬다면 여전히 살얼음판 4강경쟁을 벌이고 있었을 확률이 높다.
내친김에 3위 자리도 노려볼 만하다. NC는 후반기 주춤하며 하향세에 있다. 1일 경기마저 잡는다면 이젠 승차가 2경기로 좁혀진다. 잔여 경기수를 감안하면 충분히 뒤집기가 가능하다.
혹여 3위 자리를 빼앗지 못하더라도 ‘NC 공포증’ 극복은 향후 포스트시즌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작용할 수 있다. 두산의 후반기 상승세와 NC의 하락세를 감안하면 NC는 3위로 시즌을 마칠 가능성이 높다. 롯데가 와일드카드에서 승리해 NC와 맞붙더라도 대등한 승부가 기대된다.
롯데는 이번 시즌 5강권 팀들을 상대로 우위에 있거나 호각세를 보이고 있다. KIA에만 6승1무7패로 뒤졌을 뿐 2위 두산을 상대로도 상대전적에서 앞선다. 팬들은 내심 롯데의 기적적인 ‘가을 업셋’을 기대하고 있다. ‘NC 포비아 극복’은 롯데의 성공적인 가을야구를 위한 기분 좋은 전조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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