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는 고교 수준의 타자’라 혹평했던 미국 기자가 사과문을 발표했다. 오타니 쇼헤이의 메이저리그 내 달라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 ‘야후스포츠’ 제프 파산 기자는 지난 9일(한국시간) ‘친애하는 오타니에게, 미안합니다’라는 편지 형식의 기사에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는 한 달 전 오타니가 시범경기에서 부진했을 당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평가를 빌려 오타니를 비판했다. 그는 “스윙에 허점이 많고, 마이너리그에서 경험을 쌓아야한다. 지금은 고교 수준의 타자”라는 스카우트들의 평가를 그대로 기사에 실었다.
하지만 정규시즌에 돌입한 뒤 오타니는 보란 듯이 날개를 폈다. 4경기에서 타율 3할8푼9리 3홈런 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310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또한 투수로는 2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하는 등 펄펄 날았다. 현지 언론은 일제히 태도를 바꿔 ‘베이브루스 이후 천재 타자가 등장했다’며 오타니를 집중 조명했다.
파산 기자는 “내가 완전히 잘못 봤다. 오타니에게 미안하다”며 “100년 이상 경험을 가진 스카우트들의 말을 전했지만 지난주 당신은 이를 무력화시켰다”고 말을 이어나갔다.
그는 “당신에게 우려를 표한 첫 번째 스카우트는 타석에서 밸런스, 강속구 극복, 메이저리그 커브 공략에 어려움을 갖고 있다며 확신에 차 말했다. 다른 스카우트들도 의견이 일치했다. 일본에서 당신을 본 한 스카우트는 그 선수가 어디 갔는지 물어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스카우트들 잘못은 아니다. 뭔가 바꿀 필요가 있었고, 당신은 그걸 쉽게 바꿨다. 스카우트들이 난처해졌다”며 오타니의 노력에 박수를 보냈다.
이어 파산 기자는 “반대 입장도 들어봤어야 했다. 선수가 적응하기 전에 판단을 내리는 것이 좋지 않다는 좋은 교훈을 얻었다”며 다시 한 번 자신의 잘못을 사과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 각 팀들이 오타니에게 적응할 것이다. 투수들은 그의 파워를 존중하기 시작하고 실수를 찾아내려 애쓸 것”이라면서도 “이미 오타니는 이 환경에서 성공할 수 있는 유연성, 꿋꿋함을 보였다”며 향후 오타니의 활약에 기대감을 표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