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시험은 한때 ‘꿀알바’로 불리며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었다. 이유야 간단하다. 며칠 만에 적잖은 돈을 손에 쥘 수 있기 때문이다. 수요와 공급 모두 많은 탓에 임상피험자를 구하는 아르바이트 사이트에는 여전히 이러한 ‘꿀알바’ 자리가 계속 업데이트된다.
최근에는 지하철 광고에도 피험자모집이 이뤄진다. 주체는 대형병원들이다. 광고에 임상시험의 위험을 알리는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현정희 본부장은 이러한 상황을 개탄한다.
“임상시험은 돈이 궁한 청년들에게 매력적이다. 약만 조금 먹으면 최저임금보다 많은 수입을 보장하는 꿀알바로 여겨진다. 청년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무분별한 임상시험은 실태 조사와 대책이 필요하다.”
24일 ‘임상시험대상자의 생명안전확보를 위한 토론회’가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토론회는 고용진·권미혁·윤소하 의원실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참여연대가 공동 주최했다. 토론회가 관심을 받은 이유는 최근 의료계의 ‘트렌드’를 정면으로 파고들었기 때문이었다. “대형병원에서 환자 진료 수입보다 임상시험 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임상시험에 적극적이라는 것은 이미 의료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현정희 본부장)
고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다국적 제약사가 보기에 우리나라는 임상시험 천국”이라며 “이것이 자랑스러운 일인지 따져봐야한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가 우리 국민의 안전보다 제약사의 이익에 우선인 것은 아니었는지 되돌아볼 단계”라고 지적했다.
윤소하 의원(정의당)도 “임상시험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다”며 “대상자의 권리·안전·복지가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임상시럼 규모가 커짐에 따라 부작용도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임상시험 중 발생하는 약물이상 반응은 2013년 147건에서 2016년 309건으로 조사됐다. 약물이상뿐만 아니라 심각하게는 사망 사고도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행사는 현정희 본부장의 사회로, ▶국가생명윤리정책원의 김명희 사무총장 ▶과학기술정보통신과 생명기술과 서경춘 과장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제도과 이남희 과장 ▶김재현 동남권원자력의학원분회장 ▶김준현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 ▶참여연대 김남희 등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