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덕주가 잦은 등판에 지쳐가고 있다.
두산 베어스는 25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6대7로 패했다. 9회초 극적으로 가져온 리드를 지켜내지 못했다.
두산은 8회까지 SK 선발 산체스의 호투에 눌려 1대3으로 뒤졌다. 그러나 9회초 박건우와 양의지의 백투백 홈런을 앞세워 4대3 역전에 성공했다.
1이닝만 막으면 위닝시리즈를 달성하는 상황, 두산의 선택은 함덕주였다.
문제는 함덕주가 전날에 이어 2경기 연속으로 등판했단 점이다. 게다가 그는 당시 2이닝을 소화했다. 투구 수는 무려 36개에 달했다.
김태형 감독도 이를 의식하고 있었다. 이재원을 상대로 3구째 공을 뿌릴 때 직접 마운드에 올라 포수 양의지와 함께 함덕주의 구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김 감독의 우려대로 함덕주는 이재원에 솔로 홈런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 나주환에게 2구째 좌전 안타를 내준 뒤 마운드를 곽빈에게 넘겼다.
두산의 패배로 경기가 끝난 뒤, 팬들 사이에선 ‘함덕주 혹사 논란’이 불거졌다.
함덕주는 올 시즌 26경기 가운데 15경기에 출전, 17⅓이닝을 던졌다. 불펜 투수의 한 시즌 이상적인 투구 이닝은 80이닝 정도다. 하지만 함덕주는 이런 추세대로라면 144경기가 끝난 시점에 96이닝을 던진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김 감독 나름의 사정도 있다. 김강률과 김승회 등 지난 시즌 뒷문을 책임진 베테랑 투수들이 부진하면서 확실한 불펜 카드가 사라졌다. 따라서 함덕주와 박치국, 곽빈 등에 대한 의존도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올 시즌은 아시안게임도 예정돼있는 만큼, 초반에 최대한 승수를 쌓아야 된다는 것이 김 감독의 생각이다.
그럼에도 함덕주의 등판 간격, 투구수에 대해선 조정이 필요하다. ‘어린 곰’ 함덕주는 두산의 미래다. 당장의 성적에 집중하느라 정작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