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 경북 안동시의 세계문화유산 하회마을이 전동차 관련 무법지대 논란<본보 3일자 전국 면 보도 등>에 휩싸인 가운데 매표소 인근 상가들이 오폐수시설을 하지 않아 낙동강 등 환경을 훼손한다는 의혹도 제기돼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문화재보호구역인 하회마을 일대에 전동차 충전을 위해 무단으로 고압선(전선 등)을 설치하는가 하면 불법 건축물도 마구 들어서 감독기관인 안동시의 ‘나몰라라’ 행정이 도마에 올라 파장이 예상된다.
최근 하회마을 안에서 전동차 영업을 하는 4개 업체의 전동차 보관소가 샌드위치판넬과 비닐하우스로 지어진 불법 건축물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주변 경관을 해치고 있는 이 불법 건축물들은 4개 업체를 모두 합해 약 132㎡(40여 평) 규모로, 업체들은 연간 약 80만원의 과태료를 내고 계속해 영업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더 큰 문제는 전동차 충전을 위해 고압선을 최대 50여m까지 무단으로 매설하는 등 문화재보호구역 내에서 온갖 불법 행위를 자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황이 이런데도 하회마을관리사무소는 해당 고압선의 전격용량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관광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 고압선 주변을 산책하고 있는 셈이다.
문화재보호법 적용을 받는 하회마을 일대에는 무단으로 건축물을 지을 수 없는데다 전선을 매설하려면 현상변경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현상변경 허가는 까다로워서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하회마을관리사무소 역시 현상변경 허가신청에 대해 들은바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와 함께 하회마을 매표소 인근에 들어선 일부 식당이 오폐수시설도 설치하지 않은 채 영업 중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해당 식당의 오폐수는 정화장치도 거치지 않고 그대로 낙동강으로 배출되고 있는 것이다.
안동시와 하회마을관리사무소에 해당 식당 오폐수시설도면 열람을 요구하자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해 의혹이 사실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세계문화유산 하회마을이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전락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다 십수 년 전 해당 식당건물 허가가 어떻게 승인됐는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허가를 담당하는 안동시 관련 부서들은 서로 ‘모르쇠’로 일관하며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이에 대해 안동시 하회마을관리사무소 관계자는 “관리사무소는 말 그대로 관리사무소일 뿐”이라며 “이미 있는 시설에 대한 관리만하지 자세한 사항은 안동시 각 부서가 담당해 알 수 있는 게 없다”고 발뺌했다.
한편 최근 문화재청에 ‘전동차’와 관련된 규제 마련이 시급하다고 건의했지만 문화재청은 ‘규제완화’를 빌미로 “적절치 않다”는 답변을 해왔다고 안동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또 불법건축물에 대해서는 문화재청이 답사해 철거를 종용, 현재 안동시가 2차 철거명령까지 해당 전동차 업체들에게 전달한 상태로 향후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동=권기웅 기자 zebo1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