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주요 신흥국이 미국 금리 인상에도 견딜 수 있다는 한국은행(이하 한은)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은은 16일 ‘해외경제포커스: 주요 아시아 신흥국의 실물경제 및 대외건전성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속도가 낮아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아시아 신흥국에서 금융 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며 “주요 아시아 신흥국(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의 실물경제 상황과 대외건전성을 종합해 판단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주요 아시아 신흥국의 경우 실물경제 상황과 대외 건전성 측면 모두 견실하다고 평가했다.
최근 성장률을 살펴보면 이들 신흥국은 평균 5.1% 성장률을 기록하며 아르헨티나 0.5%, 터키 5.1% 등 취약신흥국에 비해 대체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더해 아시아 신흥국의 향후 성장세도 양호할 것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예측기관의 내년도 성장전망에 따르면 경기침체를 예상한 취약 신흥국과 달리 주요 아시아 신흥국은 올해 수준의 안정적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아울러 아시아 신흥국의 정부 부채 중 외화표시부채 비중이 낮은 점도 향후 금융 불안을 피할 수 있는 요소로 인식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와 터키의 정부부채 중 외화표시부채 비중이 각각 79.4%, 38.7%인 데 반해, 명목 GDP(국내총생산) 대비 정부부채 비중이 50%를 웃도는 인도 2.3%, 말레이시아 2.4% 등 아시아 신흥국의 정부 부채는 대부분 자국 통화로 구성됐다.
주요 아시아 신흥국의 대외건전성도 취약 신흥국보다 양호한 수준인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지난해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한 인도 -1.9%, 인도네시아 -1.7%, 필리핀 -0.8%의 명목 GDP 대비 적자 비중은 아르헨티나 -4.8%, 터키 -5.5% 등보다 크게 낮아 견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할 때 앞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 경로를 벗어나지 않을 경우, 주요 아시아 신흥국에서 금융 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어 보고서는 “다만 중국 경제 성장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는 경우 대중국 무역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신흥국 금융시장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며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면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