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경 오산시의원, 행정감사에서 "버드파크 공사 당장 중지하라"

기사승인 2020-06-27 12:46:59

[오산=쿠키뉴스 박진영 기자] 경기도 오산시의회 한은경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6일 열린 제251회 오산시의회 제1차 정례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버드파크 사업에 대한 ▶건축허가 졸속추진 ▶위법공사 강행 ▶사업자 은행대출 배경 등 관련 문제점을 신랄하게 지적했다.

한 의원은 "오죽하면 제가 여당 시의원인데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왔다"며 사업초기부터 재검토 지적으로 몸살을 앓아 온 생태체험관(버드파크) 공사의 불합리와 위법사항에 대해 바로 잡을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한은경 오산시의원

▶건축허가 졸속추진

한 의원은 "지난해 9월 23일 심의위원회가 공공디자인 심의 시 조건부 의결한 것은 당시 지적사항에 대한 조치계획 보고와 검토를 전제로 당일의 심의위원회 종료를 의결한 것"이라며 "건축허가 승인을 허락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의원은 ①교통성평가 ②환경 ③소음평가 ④채광 ⑤비상구 위치 확정 ⑥주차면수 ⑦사업자의 재원확보 계획 ⑧투자금 상세내역 ⑨과다입장료 조정 등 당시 거론된 지적사항들을 꼼꼼히 되짚으며, 이는 조치계획이 합당치 않을 시 '재심의' 할 수 있는 사안들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어떻게 해서라도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마치 건축허가를 위한 조건부 의결이 된 것처럼 간주해 모든 것을 심의위원회에 떠넘기고 다음날 사업자에게 이행강제금(8200여 만원)을 부과한 것 아닌가"라며 사업자에게 급하게 면죄부를 준 이유를 물었다.

이에 건축과장은 "사업자가 건축허가 없이 설치한 보강기둥에 대한 이행강제금을 납부해서 조건을 부여한 건축허가가 나간 상황"이라며 질문의 요지를 피했다.

한 의원은 "당시 시의회가 건축허가 보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까지 했음에도 오산시가 졸속처리 후 위법성이 지적되니 시의회 동의를 얻어 승인한 것처럼 언론플레이 한다"며 질타했다.

이어 "무슨 일이 안된다고 해서 몇몇 언론사에 홍보비 주며 일이 마치 될 것처럼 압박하는 그런 행태를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위법공사 강행

한 의원은 행안부와 감사원의 버드파크 사업이 위법하다는 유권해석에도 불구하고 시가 공사를 멈추지 않는 것 또한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 의원은 "이렇게까지 오게 한 시가 잘못한 거다. 이런 상황에서 공사를 강행하면 강행한 사람이 잘못이지, 저지한 사람이 잘못이냐"며 "버드파크 공사를 당장 멈출 것"을 주문했다.

이에 건축과장은 "건축법에 따른 건축허가"라고만 답했다.

한 의원은 지난해 7월 경관디자인심의 당시 시청사 옥상이 버드파크 증축을 위한 건물용도로 부적합함을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오산시는 건축허가를 내주기 약 한 달 전 당초 운동시설(부대시설)로 증축하려 했던 부지를 문화 및 집회시설(동·식물원)로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했다.

㈜오산버드파크는 지난해 6월말 건축허가 전 시청 민원실과 지하주차장 내 보강공사를 했다. 이것을 목격한 한 의원은 건축과에 문의해 건축허가를 받지 않고 공사를 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곧바로 공사를 제지했다.

이러한 일련 과정에 대해 한 의원은 건축과에서 불법건축을 막지 못한 정황을 따져 물었다.

이에 건축과장은 건축허가 없는 공사였음을 인정하며 "이와 관련 건축과에서 중지요청을 했었다"고 답했다. 이어 "사업주에게 이행강제금을 부과해 법적조치를 취했다"고 덧붙이며 시청사 내에서 불법건축이 자행된 이유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오산버드파크 은행대출 배경

한 의원은 "건축허가도 나기 전에 ㈜오산버드파크가 MOU만을 근거로 10억 원 이미 대출 받은 사실을 지난해 9월 18일 확인했다"며 사업주의 추가대출을 위해 집행부가 건축허가를 졸속으로 내줬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이에 건축과장은 "건축법에 의해 허가가 나갔고 또 건축법에서 관리되는 부분에 한정해 답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산버드파크는 지난해 우리은행 등을 통해 80억 원이 넘는 대출을 받았으며, 이 대출의 담보로 투자양해각서(MOU), 사업계획서, ㈜경주버드파크의 신용도 등이 작용했다. 이는 ㈜오산버드파크 사업비 전액이 은행대출을 통해 조달됐고, 착공도 하기 전에 사업비 전액을 은행대출로 확보할 수 있었던 데는 오산시가 ㈜경주버드파크와 맺은 MOU가 결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풀이된다. 이에 우리은행 본사 관계자 역시 부정하지는 않았다.

한 의원은 또 "언론플레이 하면서 다른 일을 벌이고 그러면 그건 진짜 더 문제"라며 "시의회 7명의 시의원을 다 무시하고 할 정도면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다리(아귀)가 안 맞는 이런 조치계획을 심의위원들한테 보이지도 않은 채 그렇게 뭉뚱그려서 결론을 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인 한 거 하나도 없는데 누구 위원은 어떻게 발언했다 이래가지고 그냥 그것을 언론에 알려주고 이런 식이면 되느냐"며 "끝난 것도 아닌 것을, 회의 끝난 것을 갖고 의결했다고 (언론플레이)했다"고 질타했다.

끝으로 "제가 지금 이 말씀을 드리는 것은 공사를 계속 진행하라는 뜻은 아니다"라며 "이 정도로 얘기를 했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대책을 가지고 논의하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에 건축과장은 "알았다"고 답했다.

bigma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