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반암리 ‘초기 청자’ 가마 확인...청자 가마 변화 풀어낼 열쇠

고창 반암리 ‘초기 청자’ 가마 확인...청자 가마 변화 풀어낼 열쇠

기사승인 2020-12-14 11:35:26
▲ 고창 반암리 청자요지

[쿠키뉴스] 박용주 기자 =전북 고창군 반암히 청자요지에서 국내 청자 가마터 발견 유적 중 가장 빠른 시기에 청자를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청자 가마터와 유적이 발견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고창군은 최근 반암리 청자요지에서 우리나라 청자의 발생과 변화과정을 보여주는 가장 이른 시기의 ‘초기 청자’ 가마를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발굴은 올해 문화재청의 긴급발굴조사 공모사업을 통해 (재)호남문화재연구원에서 진행했다.

고창군 아산면 계명산 서쪽 기슭에 자리한 반암리 청자요지는 최근 가마터 일부가 훼손됨에 따라 유적의 훼손 방지와 성격규명, 보존관리 등을 위해 긴급발굴조사가 이뤄졌다. 

발굴조사 결과, 벽돌가마(전축요, 塼築窯) 1기, 진흙가마(토축요, 土築窯) 3기, 퇴적구릉(폐기장) 3개소, 건물지 2동 등이 확인됐다.

특히 벽돌가마는 1호 진흙가마 아래에 중첩돼 확인됐다. 이같은 사례는 최근 사적으로 지정된 진안 도통리 중평 청자요지에서 처음 확인됐다. 

진안 도통리 가마는 벽돌가마를 파괴한 후 그 위에 진흙가마를 축조한 반면, 반암리 가마는 벽돌가마 폐기 후 퇴적층과 퇴적구릉(1.5m 내외)이 형성된 다음 진흙가마를 조성해 벽돌가마가 비교적 잘 남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벽돌가마에서 진흙가마로 바뀌어 간 양상도 잘 남아 있어 초기 청자 가마의 발생과 변화과정, 구조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 고창 반암리 청자요지에서 발견된 벽돌가마와 진흙가마

이번 시굴트렌치를 통해 확인된 1호 가마는 길이 35~40m, 폭 1.2m 내외로 추정되며 전형적인 초기 청자 가마의 형태를 보여준다.

퇴적구릉은 다량의 청자편과 청자를 구울 때 씌웠던 갑발(匣鉢), 가마 축조재료인 벽돌 등이 2~3m 정도로 쌓여 있다. 갑발은 도자기를 구울 때 담는 큰 그릇을 말한다. 건물지에서는 ‘관(官)’, ‘평(坪)’ 명 등의 명문기와도 출토돼 반암리 청자요지의 성격과 시기 등을 추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일대는 사적 제345호 고창 용계리 청자요지, 사적 250호 고창 분청사기요지, 전라북도 기념물 제115호 고창 용산리 분청사기요지 등 다수의 지정·비지정 가마유적이 분포로,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도자 문화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다.
 
가마와 출토유물 등으로 볼 때 반암리 청자요지는 10세기 후반 초기 청자를 생산했던 가마유적으로 판단된다. 

이에 고창군은 반암리 청자요지의 보존·관리를 위한 방안과 함께 유적의 가치와 중요성을 알릴 수 있는 추가발굴조사를 실시하고, 전라북도 기념물과 국가사적 지정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yzzpark@kukinews.com
박용주 기자
yzzpark@kukinews.com
박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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