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있는 기부는 아무나 할 수 없잖아요~"…김해시청 남자공무원의 이유 있는 꽁지머리

"의미 있는 기부는 아무나 할 수 없잖아요~"…김해시청 남자공무원의 이유 있는 꽁지머리

권오현 주무관, 어린 암환자 머리카락 나눔운동 실천

기사승인 2021-01-27 10:01:33
[김해=쿠키뉴스] 강종효 기자 = 김해시청 도로과에 근무하는 권오현(44) 주무관은 요즘 자신의 머리 스타일을 두고 쏟아지는 주위의 물음에 일일이 답하느라 무한긍정의 성격을 가진 그도 슬슬 지쳐가던 참이다.

길게 기른 머리카락이 거추장스러워 머리띠에다가 뒷머리를 묶은 꽁지머리로 일하다보니 아무리 개성시대라지만 '공무원이 이래도 되냐'하는 질문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

권 주무관이 머리를 기르는 이유는 항암치료로 머리카락이 빠진 소아암 환아들에게 가발을 후원하는 어머나(어린 암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운동에 동참하기 위해서다.


주위의 시선이 아직은 힘든 어린 아이들이라 가발은 정서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만 수백만원에 달하는 만만치 않은 가격 때문에 선뜻 구입하기 쉽지 않아 가발을 제작해 이들에게 무료로 지원하기 위해 이 운동은 시작됐다. 

권 주무관처럼 머리카락을 길러 기부해도 되고 자연스럽게 빠지는 머리카락을 모았다가 이 운동을 주관하는 단체에 보내면 된다. 단, 머리카락 길이가 최소 25㎝ 이상이어야 한다. 

권 주무관은 "간암이 재발한 아버지에게 간을 이식해 드리려 지난해 초 휴직을 했고 몇 달을 병원을 오가며 병원 내 소아암병동에서 이 운동을 처음 알게 됐다"며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다.

권 주무관은 "아내도 공무원(김해시청)이어서 그런지 해당 운동단체에 금전으로 후원할테니 남 보기도 그렇고 머리를 기르지 말라고 했지만 돈으로 하는 후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이렇게 의미 있는 기부는 아무나 할 수 없다고 하니깐 아내도 더는 말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복직한 그는 머리카락 길이가 25㎝ 정도 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6월경 머리카락을 시원하게 잘라 기부할 생각이다. 

권 주무관은 머리운동 동참외에도 마스크 스트랩 나눔도 실천하고 있다. 휴직 상태이던 6개월 전쯤 아이들이 열중하는 고무줄 공예를 본 뒤 집에서 소일 삼아 고무줄 공예를 시작했고 처음에는 반지, 팔찌 등을 만들어 주위에 선물했다. 

"이번엔 아내가 좀 더 쓸모 있는 선물을 해보는 건 어떻겠냐며 마스크 스트랩을 만들어 볼 것을 제안했고 팔찌 2개를 이으니 훌륭한 마스크 스트랩이 완성됐다"며 아내가 근무하는 부서 전원에게 고무줄 마스크 스트랩을 선물했고 지금도 호주머니에 몇 개씩 넣어 다니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건네고 있다. 

k123@kukinews.com
강종효 기자
k123@kukinews.com
강종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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