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우 경북도지사, 이준석 대표가 제시한 ‘공천자격시험’ 원조?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준석 대표가 제시한 ‘공천자격시험’ 원조?

11년 전 지방선거 앞두고 ‘공천고시’ 도입
당시에도 "참신" ’‘엉뚱" 찬반 여론 팽팽

기사승인 2021-06-16 17:16:38
이철우 지사  사진=쿠키뉴스DB

[안동=쿠키뉴스] 노재현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경선 과정에서 내놓은 '공천자격시험'이 화재가 되고 있는 가운데 11년 전 경북 김천에서 지방선거 출마자를 대상으로 ‘공천고시’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당시 김천은 이철우 경북지사가 한나라당 국회의원 시절 맡았던 지역구다.

16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 지사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직자추천위원회(공추위. 위원장 김용대 변호사)를 구성한 후 출마자에 대한 공천권을 전격적으로 일임하는 결단을 내렸다.   

통상적으로 출마자 공천권은 지역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이철우 의원에게 있었지만 이를 포기한 것이다.

후보자 선정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하기 위해 상향식 공천방식을 택한 셈이다. 당시로써는 파격적인 행보였다.  

이에 공추위는 지방선거 공천 신청자 30명을 대상으로 심사에 들어갔다.

공추위는 1차로 서류와 면접심사에서 6명을 탈락시킨 후 나머지 후보에 대해 공직자로써 논리력과 지역 현안에 대한 이해력을 평가한다는 취지에서 서술형 필기시험을 전격적으로 도입했다.

시험출제는 ▲혁신도시의 의의와 추진 이유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수정안 요지와 찬성여부에 따른 이유 ▲정당 공천 등 지방선거 개선책 ▲시의원이 되면 제시할 정책적 대안 등 4개 문항으로 이뤄졌다.

시험에 대한 보안도 철저히 지켜졌다.

공추위는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설명회를 개최한다면서 공천 신청자를 불러 모은 후 시험을 치렀다.    

때문에 당황한 일부 공천 신청자는 “시의원을 시험으로 치르는 경우가 어디 있나”, ‘시험 몇 문제를 맞힌다고 해서 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출중한 후보라고 말할 수 있겠냐“ 등의 불만을 쏟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철우 국회의원 보좌관 이였던 경북도 박수형 기획특보는 “공추위가 서류만으로 지방선거 출마자를 평가하기에는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자체 판단에 따라 공천자 시험을 도입한 것”이라면서 “당시 ‘신선하고 참신하다’는 의견과 함께 ‘엉뚱하다’는 불만도 많았다”고 말했다. 

최근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 출마자를 대상으로 제시한 '공천자격시험'에 대한 갑을 논박이 11년 전에도 비슷하게 벌어진 것이다.

경북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그동안 하향식으로 이뤄진 정당 공천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이 극에 달하면서 이 대표가 제시한 ‘공천자격심사’가 주목받고 있다”면서 “하지만 지역일꾼을 자격시험을 통해 뽑는다는 것도 모순인 만큼 오픈 프라이머리 등의 상향식 공천이 제도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여야는 중지를 모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njh2000v@kukinews.com
노재현 기자
njh2000v@kukinews.com
노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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