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법은 임차인이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쳤을 경우 그 다음날부터 제3자에 대해 대항력을 가지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채권자가 설정하는 근저당권 등 채권의 효력은 등기를 설정한 날부터 시작하고 있어 이를 악용해 임차인의 보증금을 불법 편취하는 사례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또한 전입신고 당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보증보험(SGI), 주택금융공사(HF) 등 공공기관으로부터 가압류 조치를 받아도 임차인은 후순위가 되어 보증금 전액 회수가 불가능한 실정이다.
공인중개사나 임차인의 경우, 임대인의 재무상태를 확인할 수 없는 현행법상의 구조에서 무고한 피해자가 구제받을 수 있는 길이 없는 것이다.
특히 보증금 편취 사건 대부분이 저소득층, 사회초년생, 노년층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의 경우 전월세 보증금은 이들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서민 주거안정과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이에 개정안은 임차인이 임대인으로부터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친 때에는 그 즉시 제3자에게 대해 대항력을 가지도록 했다.
하영제 의원은 "주택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1981년 3월 15일 제정 이후 현재까지 법적 효력의 불평등을 악용할 여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정되지 못하고 피해자를 양산해 온 것은 국회와 정부의 업무 태만의 전형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돼 주택임대차 과정에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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